지난해 ‘카드 수수료율 인하’와 ‘대형마트 영업 제한’을 관철시켰던 자영업자 단체들이 이번엔 일본 제품 불매(不賣)운동을 선언했다. 회원으로 가입한 자영업자가 600만명에 달해 과거 일부 시민단체가 주도했던 일본산 불매(不買)운동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25일 불매운동 방침을 밝힌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은 80여개 직능단체, 60여개 소상공인·자영업자단체, 시민단체 등과 손잡고 있다. 음식점, 주점, 슈퍼마켓, PC방, 골프연습장 등 다양한 업종을 아우르고 있다.

이들 단체는 매장에서 일본 제품을 취급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불매운동 스티커를 부착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오호석 골목상권연맹 공동 상임대표는 “소속 자영업자들이 국내에 유통되는 일본 제품의 80%가량을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이 일사불란하게 벌어진다면 골목상권에서 많이 팔리는 ‘마일드세븐’ 담배와 ‘아사히’ 맥주가 당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유니클로, 니콘, 소니, 도요타, 렉서스, 혼다 등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골목상권연맹은 지난해 삼성·신한카드 등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벌여 중소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이끌어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논란이 된 시점에는 롯데·신세계·현대·GS 등 유통 대기업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의 불매운동은 경제민주화와 맞물려 정치·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실제 판매 감소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이번 불매운동도 선언적 차원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