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0년, 기로에 선 한국] "한국에 美전술핵 재배치…中 압박해야 북핵 막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5)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해법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 - 베넷 美 랜드硏 연구원 좌담
막 나가는 北 막으려면 중국 설득해야
朴 대통령 미국의 개입 적극 요청을
北 사고치면 얻는 게 없다…주민에 알려라
사회=김홍열 국제부 차장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 - 베넷 美 랜드硏 연구원 좌담
막 나가는 北 막으려면 중국 설득해야
朴 대통령 미국의 개입 적극 요청을
北 사고치면 얻는 게 없다…주민에 알려라
사회=김홍열 국제부 차장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위협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은 물론 워싱턴까지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했고, 8일엔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와 남북 직통전화 단절까지 선언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을 움직여야 한다는 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중국이 원조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북한에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건은 어떻게 중국을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느냐다.
외교 전문가인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과 20년 넘게 북한과 동북아 문제를 연구해온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두 전문가는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좌담회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지 않으면 미국은 동북아시아에 적극 개입할 것이라는 신호를 중국에 줘야 한다”며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게 중국을 움직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선 “미국이 전술핵이나 항공모함을 한국이나 한반도 주변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왜 핵실험을 계속하나.
△함재봉 원장=북한은 옛 소련이 무너지는 것을 본 뒤 더욱 핵무기에 집착하고 있다. 핵만이 체제를 지켜준다고 인식하고 있다.
▷햇볕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건가.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한국만 대북 원조를 했던 게 아니다. 미국도 역사적으로 북한에 많은 지원을 했다. 그러나 북한이 변한 건 없다.
△함 원장=햇볕정책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원조를 하는 것만으로는 북한의 옷(핵)을 벗길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박근혜 정부는 뭘 해야 하나.
△베넷 연구원=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 등 ‘사고’를 치면 ‘북한을 돕고 싶지만 도울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6개월쯤 지나 북한이 잠잠하면 조금 원조하는 것이다. 다시 6개월 후 북한이 잠잠하면 원조량을 늘린다. 계속 그렇게 하면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이 사고를 치지 않아야 원조를 받는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가 자신들을 아낀다고 생각할 것이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 주민을 한국의 친구로 만들어놔야 한다.
▷외교적인 노력도 필요할 텐데.
△베넷 연구원=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을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중국은 지금 움직일 이유가 없다. 동북아에서 외교적 힘도 있고, 한국과 북한 두 나라와 경제적 교류도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대개 말로만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하고,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중국을 움직이려면 박 대통령이 핵잠수함이나 항공모함을 인천 앞바다에 보내라고 미국에 요청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문제일 테지만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중국은 위협을 느낀다.
△함 원장=같은 생각이다. 한국은 북한이 핵을 갖고 있으면 중국도 피해를 보게 된다고 중국을 인식시켜야 한다.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해 달라고 박 대통령이 미국에 요청해야 하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북한에 핵이 있어서 나도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런 선택을 했다’고 국제사회에 말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이런 직설적인 전략이 정치적으로 너무 어렵다면, 한국 내 여론이라도 일으켜야 한다.
▷미국의 강경책이 통한 사례가 있나.
△함 원장=2003년 미국은 (자국에 대한 9·11테러를 계기로 대량살상무기 제조 혐의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때 중국은 미국이 북한도 공격할 수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아시아의 평화가 깨지고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는다. 중국이 원치 않는 일이다. 그 때문인지 중국은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을 하자) 북한에 공급하던 석유를 3일간 끊은 적이 있다. 그게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일하게 제대로 움직인 조치였다. 결과는 어땠나. 북한은 결국 북핵 6자회담에 나왔다.
▷중국과 북한에 대한 압박이 북한의 국지적 도발을 더 자극하지는 않을까.
△함 원장=아니다. 평화를 유지하려면 어떻게든 북핵을 없애야 한다. 북한의 핵실험은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할 좋은 명분을 준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일본의 반응을 보라. 일본은 점점 군사력을 키우고 있다. 북한은 핵을 믿고 국지도발을 더 늘릴 수 있다.
△베넷 연구원=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하면 아시아의 평화가 흔들린다며 중국을 계속 설득해야 한다. 말로는 잘 안 된다. 한국은 과거에도 북한을 설득하라고 중국에 여러 번 요구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응답이나 대응은 없었다. 중국이 계속 이런 식이라면 박근혜 정부가 방향을 바꿔야 한다.
사회=김홍열 국제부 차장, 정리=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한경·아산정책연구원 공동기획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을 움직여야 한다는 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중국이 원조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북한에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건은 어떻게 중국을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느냐다.
외교 전문가인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과 20년 넘게 북한과 동북아 문제를 연구해온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두 전문가는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좌담회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지 않으면 미국은 동북아시아에 적극 개입할 것이라는 신호를 중국에 줘야 한다”며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게 중국을 움직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선 “미국이 전술핵이나 항공모함을 한국이나 한반도 주변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왜 핵실험을 계속하나.
△함재봉 원장=북한은 옛 소련이 무너지는 것을 본 뒤 더욱 핵무기에 집착하고 있다. 핵만이 체제를 지켜준다고 인식하고 있다.
▷햇볕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건가.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한국만 대북 원조를 했던 게 아니다. 미국도 역사적으로 북한에 많은 지원을 했다. 그러나 북한이 변한 건 없다.
△함 원장=햇볕정책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원조를 하는 것만으로는 북한의 옷(핵)을 벗길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박근혜 정부는 뭘 해야 하나.
△베넷 연구원=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 등 ‘사고’를 치면 ‘북한을 돕고 싶지만 도울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6개월쯤 지나 북한이 잠잠하면 조금 원조하는 것이다. 다시 6개월 후 북한이 잠잠하면 원조량을 늘린다. 계속 그렇게 하면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이 사고를 치지 않아야 원조를 받는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가 자신들을 아낀다고 생각할 것이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 주민을 한국의 친구로 만들어놔야 한다.
▷외교적인 노력도 필요할 텐데.
△베넷 연구원=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을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중국은 지금 움직일 이유가 없다. 동북아에서 외교적 힘도 있고, 한국과 북한 두 나라와 경제적 교류도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대개 말로만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하고,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중국을 움직이려면 박 대통령이 핵잠수함이나 항공모함을 인천 앞바다에 보내라고 미국에 요청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문제일 테지만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중국은 위협을 느낀다.
△함 원장=같은 생각이다. 한국은 북한이 핵을 갖고 있으면 중국도 피해를 보게 된다고 중국을 인식시켜야 한다.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해 달라고 박 대통령이 미국에 요청해야 하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북한에 핵이 있어서 나도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런 선택을 했다’고 국제사회에 말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이런 직설적인 전략이 정치적으로 너무 어렵다면, 한국 내 여론이라도 일으켜야 한다.
▷미국의 강경책이 통한 사례가 있나.
△함 원장=2003년 미국은 (자국에 대한 9·11테러를 계기로 대량살상무기 제조 혐의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때 중국은 미국이 북한도 공격할 수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아시아의 평화가 깨지고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는다. 중국이 원치 않는 일이다. 그 때문인지 중국은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을 하자) 북한에 공급하던 석유를 3일간 끊은 적이 있다. 그게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일하게 제대로 움직인 조치였다. 결과는 어땠나. 북한은 결국 북핵 6자회담에 나왔다.
▷중국과 북한에 대한 압박이 북한의 국지적 도발을 더 자극하지는 않을까.
△함 원장=아니다. 평화를 유지하려면 어떻게든 북핵을 없애야 한다. 북한의 핵실험은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할 좋은 명분을 준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일본의 반응을 보라. 일본은 점점 군사력을 키우고 있다. 북한은 핵을 믿고 국지도발을 더 늘릴 수 있다.
△베넷 연구원=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하면 아시아의 평화가 흔들린다며 중국을 계속 설득해야 한다. 말로는 잘 안 된다. 한국은 과거에도 북한을 설득하라고 중국에 여러 번 요구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응답이나 대응은 없었다. 중국이 계속 이런 식이라면 박근혜 정부가 방향을 바꿔야 한다.
사회=김홍열 국제부 차장, 정리=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한경·아산정책연구원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