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화난 새가 아니라 소와 용으로 돈을 벌고 있다.”

핀란드의 스타트업(신생 기업) 슈퍼셀(Supercell)이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슈퍼셀은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략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부족들의 충돌·사진)’과 농장에서 작물과 가축을 키우는 게임 ‘해이 데이(Hay day·건초하기 좋은 날)’를 앞세워 ‘로비오(Rovio)’와 함께 핀란드를 대표하는 게임 개발기업으로 부상했다. 로비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 ‘앵그리 버드’를 개발한 업체다.

2010년 창업한 슈퍼셀은 두 개의 게임을 통해 올 들어 하루 50만달러(약 5억50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두 게임을 무료로 내놓은 이후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애플 앱스토어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클래시 오브 클랜은 1위를, 해이데이는 3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지난해 1억달러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의 성공 비결로는 우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문화가 꼽힌다. 공동 창업자 일카 파나넨(34)은 “두 게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출시 전에 폐기한 4개의 게임이 있었던 덕분”이라며 “우리는 사실 실패하는데 매우 능숙하다”고 말했다.

관료주의를 최소화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이 회사는 ‘세포(cells)’라 불리는 10명 이하의 프로젝트팀 단위로 구성돼 있다. 각 팀은 상사로부터 거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회사에서 별다른 승인을 받지 않고 운영된다. 브라질 출신의 개발자인 드루실라 홀랜다는 “회사의 정책이나 규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승인얻는 것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창업 2년여 만에 성공을 거둔 슈퍼셀은 작년 11월 휴대폰 업체 노키아가 떠난 사무실에 입주했다. 직원 80명이 입주한 이 사무실은 그동안 핀란드 헬싱키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WSJ는 슈퍼셀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게임 개발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 징가(Zynga)와 같은 위치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