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하나금융지주 간 주식교환이 15일 주총에서 승인될 경우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가 외환은행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3일 외환은행 주식거래정지 때까지 뱅가드의 매물이 흘러나올 부담이 있지만 차익거래를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어 보인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머징펀드 내 한국물 비중을 줄이기 위해 뱅가드가 투자 벤치마크로 삼는 FTSE트랜지션인덱스 규정에는 인덱스 종목끼리 인수·합병할 경우 피인수 종목 주식을 전량 매도하도록 돼 있다. 구체적으론 ‘현금상환 합병으로 처리한 뒤, 피인수 기업의 비중을 다른 나라 기업으로 재분배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나금융지주 주식으로 교환받지 않고 외환은행을 인덱스에서 빼도록(주식을 매각하도록) 권고하는 셈이다.

가장 최근 인덱스 자료인 지난 8일 트랜지션인덱스 내 외환은행 보유 비중은 0.03%. 금액으로는 200억원 정도의 물량이다. 15일 하나금융지주 등 주총에서 주식교환 승인이 떨어지면 외환은행 주식거래 매매정지 하루 전날인 4월2일까지 이 정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 그만큼 외환은행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게 불가피하다.

그러나 뱅가드의 매도가 시작되면 바로 매수세가 따라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환은행 1주당 하나금융지주 0.1894주가 교환되기 때문에 외환은행 주가가 갑자기 떨어지면 차익을 노린 매수세가 생겨날 수 있어서다.

이날 하나금융 종가는 3만9600원으로 교환비율로 따지면 외환은행 1주 가격은 7500원이다. 이날 외환은행 종가는 7370원, 거래대금은 86억원이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