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청년층(15~29세) 인구 중 취업자 비중(고용률)이 1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기준 고용률도 2년 만에 가장 낮은 62%대로 떨어지면서 박근혜 정부가 핵심 국정목표로 내세운 ‘고용률 70%’와의 괴리가 커졌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 지표가 일제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 수는 2398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1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월 44만7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신규 일자리 수가 ‘반토막’난 것이다.

20대의 고용 악화가 특히 심각했다.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만9000명 줄었다. 인구 증감 효과를 감안하면 전 연령대를 통틀어 유일하게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20대 취업자가 줄었음에도 전체 취업자가 늘어난 것은 50대(17만6000명 증가)와 60세 이상(17만명 증가)에서 취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연령별 고용률도 부진했다. 15세 이상 인구 기준 고용률은 57.2%로 2011년 2월(57.1%) 이후 가장 낮았고 15~64세 고용률도 62.7%에 그쳤다.

청년층 고용률은 39.0%에 불과했다. 외환위기 후폭풍으로 대규모 실업이 발생했던 1999년 2월(38.9%) 이후 최악이다. 20대 고용률도 1999년 2월(55.1%) 이후 가장 낮은 55.3%로 떨어졌다. 반면 20대 실업률은 9.0%로 2011년 3월(9.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은 지난달 고용지표 악화 요인의 일부를 조사 기간에 설 연휴가 포함된 탓으로 돌렸다. 고용동향 조사는 매달 15일이 포함된 1주일간 실시하는데 지난달 조사기간에 설 연휴가 이틀 포함되면서 일용직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20대의 취업자 감소를 설 연휴 탓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0대 취업자 감소가 벌써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지난해 11월 7만9000명, 12월 8만5000명, 올해 1월 10만6000명 등 감소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일자리 증가를 주도했던 자영업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자영업 취업자 수는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7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에 2만1000명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도 1만5000명 감소했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여파가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출구 역할을 해온 자영업 시장에 본격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