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선수권 한글광고 "마루한이 뭐지?"…김연아 덕에 주목받은 재일교포 기업인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우승과 함께 한국팬들에게 주목받은 재일교포 기업이 있다. 60만 재일 한국인의 성공 아이콘으로 통하는 한창우 회장(82·사진)이 이끄는 마루한이다. 지난 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펼쳐진 김 선수의 우승 연기 너머로 시청자들의 눈에 비친 한글 광고를 한 기업이다.

마루한은 광고 전쟁터로 알려진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유일한 한글 광고인 ‘마루한’을 선보였다. 네티즌들은 이날 ‘마루한이 뭐하는 회사야, 경기장에 마루한이 없으면 허전할 정도야’ 등의 글을 올리며 관심을 보였다.

마루한은 연간 2조5000억엔(약 29조44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일본 내 11~12위 규모 기업으로 알려졌다. 2006년부터 ISU 공식 후원업체로 활동하며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를 지원해 왔다.

피겨선수권 한글광고 "마루한이 뭐지?"…김연아 덕에 주목받은 재일교포 기업인
김 선수를 직접 후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 선수가 한 대회에서 한글 광고를 보고 좋아했다는 얘기를 듣고 한 회장이 영문과 한글을 병기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한 회장은 16세 때인 1947년 일본으로 밀항해 어려움 속에서 호세이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1957년 마루한을 설립해 일본 최대 파친코 업체로 키웠다. 이후 광고업, 건축업, 보험업, 은행업 등으로 진출했다.

한 회장은 지난해까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일본 20대 부자에 3년 연속 들었다. 88서울올림픽 때에는 재일한국후원회 부회장을 맡았다. 최근 사재 50억원을 출연해 고향 사천에 장학재단도 세웠다. 이런 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을 받았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