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5일(한국시간) ‘갤럭시S4’ 공개 이후 2거래일 동안 총 8000억원이 넘는 외국인의 매도 폭탄에 5% 가까이 급락했다. 외국계 펀드들이 FTSE지수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낮아지자 주식을 팔아 비중을 줄인 데다 일부 헤지펀드들은 갤럭시S4 공개 이후 차익실현에 나섰던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단기 약세는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했지만, 130만원대 후반~140만원대 초반 주가는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2일 동안 8195억원 매도

18일 삼성전자는 2.36%(3만5000원) 떨어진 144만5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5일(2.63% 하락)에 이어 2거래일 연속 2% 이상 하락했다. 이틀간 하락률은 4.93%에 이른다. 외국인은 15일 삼성전자 주식을 4421억원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3774억원어치 팔았다.

지난 15일 외국인의 순매도는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인 FTSE가 18일부터 대주주·자사주 물량을 제외한 실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을 기초로 지수 구성 비중을 조정하기로 함에 따라 FTSE 트랜지션 인덱스에서 삼성전자 비중을 약 25% 낮췄기 때문이다. 정수헌 SK증권 연구원은 “FTSE 트랜지션 인덱스를 추종하는 뱅가드 이머징마켓 ETF가 매주 매도하던 삼성전자 주식(900억원) 외에 약 3500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더 처분한 것”이라며 “비중 조절에 따른 매도는 마무리됐다”고 분석했다.

‘갤럭시S4 공개’라는 주가 모멘텀 소멸로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도 외국인 매도 공세가 펼쳐진 이유로 꼽힌다. 외국인들은 작년 5월4일 갤럭시S3 공개 다음날인 5일부터 7거래일 동안 총 7221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다. 한 유럽계 증권사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제품이 나오기 전에 매수했다가 나오면 파는 전략을 쓴다”고 설명했다.

◆140만원대 초반은 저점 매수 기회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 때문에 단기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갤럭시S4 출시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돼 주가도 130만원 후반~140만원 초반에선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지난 2월 말 36조6299억원에서 15일 36조8377억원으로 보름 만에 2078억원 증가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주가가 2분기 갤럭시S4의 구체적인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약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홍성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드웨어적인 차별성이 없어 다른 제품과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실적이 확인되기 전에는 주가가 130만원 안팎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