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기념관 헌정식 참석"…오바마 회동 여부도 관심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달 말 미국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되면 지난 2월25일 퇴임한 지 두 달 만에 전직 대통령으로서 첫 공식 행보를 방미 일정으로 시작하는 셈이다.

이 전 대통령 측 인사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부시 전 대통령기념관 헌정식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받았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제한된 인원만 초청을 받았기 때문에 미국 방문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말께 '아들 부시'로 불리는 부시 전 대통령의 기념관 헌정식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서던메소디스트 대학에서 열린다.

특히 이 자리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한 전·현직 대통령과 각료, 부시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부시 전 대통령은 물론 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행사 초청이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미국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정치 명문가인 부시 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계와 인적 네트워크도 두텁게 할 기회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및 핵안보정상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손발을 맞춰 각종 국제회의에서 우의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취임 직후인 4월 한국 정상으로서는 처음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을 받아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과 각별한 관계에 있는 외국 정상들을 캠프 데이비드나 텍사스주의 크로퍼드 목장, 메인주의 케네벙크포트 가족별장 등으로 초청해 국가 차원의 우호협력 관계와 더불어 개인적인 유대를 강화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박근혜 대통령도 오는 5월 첫 해외 순방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란 점을 고려해 청와대 측과 사전에 방미 일정에 대해 협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수행원을 포함해 소수로 구성된 방문단을 꾸려 기념식에 참석하고, 대통령 재임 시 방문하지 못했던 다른 지역에도 들러 교민 격려 행사 등의 자리도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얀 페터르 발케넨더 네덜란드 전 총리와 만나 양국간 정치·경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한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시내 한 호텔에서 케빈 러드 호주 전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