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실패 논란이 일었던 한국석유공사의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사업에 ‘파란불’이 켜졌다.

석유공사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 하울러 광구 1차 탐사정에서 원유 시추에 성공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시추를 시작한 뒤 8개월여 만이다. 하울러 광구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수도인 아르빌시를 포함하는 총 1532㎢ 규모 육상광구다. 석유공사(지분율 15%)는 스위스 오릭스석유(65%)와 쿠르드 자치정부(20%)와 함께 이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원유량은 하루 평균 1만배럴에 달한다. 휘발유로 환산하면 중형 자동차 2만대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산출시험에서 1만배럴을 확보한 것은 상당한 규모로 평가된다”며 “정확한 매장량은 향후 평가정 시추를 통해 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쿠르드 유전개발사업은 2008년 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쿠르드 자치정부와 합의해 그해 6월 4억달러(약 4400억원)를 들여 본계약을 체결해 진행해온 사업이다. 막대한 자금이 투자된 이 사업은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의 대표적 성과로 꼽혀왔다. 하지만 경제성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해 4월 쿠르드 유전개발사업의 순손실이 1800만달러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석유공사는 하울러를 포함, 이라크 쿠르드에서 바지안 상가우사우스 등 3개 광구의 탐사작업을 진행 중이다. 쿠르드에는 현재 미국 엑슨모빌·셰브론, 프랑스 토탈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진출해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