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우동을 먹거나 화장실 이용을 위해 들렀던 고속도로휴게소가 쇼핑 문화 레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휴게소’로 바뀌고 있다. 지역 특산물과 지리적 특성에 맞는 먹거리·즐길거리로 차별화하는 휴게소도 생겨나고 있다.

1969년 경인고속도로 개통 초기 하루 통행량은 9013대였다. 하지만 올 들어 한국도로공사가 건설한 31개 고속도로(총 연장 3762㎞)의 통행량은 369만여대다. 도로공사는 1971년 처음 문을 연 추풍령휴게소(경부) 한 곳에서 연간 3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엔 173개 휴게소에서 2조766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새로운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덕평 성공 이후 복합휴게소 확대

도로공사는 중부고속도로(하남 방향)와 제2중부고속도로(통영 방향)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마장복합휴게소를 오는 4일 개장한다. 이 휴게소는 사업비 430억원을 들여 건설됐으며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2만7490㎡로 국내 최대 규모다. 17개 유명 의류 브랜드가 입점하는 아울렛과 대형마트가 들어선다. 퓨전 국악 등 공연 관람을 위한 야외공연장도 마련된다.

도로공사는 2007년 4월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양방향)를 첫 복합휴게소로 문을 열었다.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9332㎡에 60여개의 의류 브랜드가 입점한 아울렛과 숲길, 허브농원, 애완견 체험학습장 등을 갖췄다. 지난해 방문객 1200만명, 매출 506억원을 달성해 이용객과 매출이 6년 만에 각각 10배 정도 증가했다. 최치환 덕평휴게소장은 “단골 고객이 생겨날 정도로 매년 이용객이 늘면서 매출도 급증하는 등 고속도로 휴게소의 성공모델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부산 방향)가 1만5250㎡의 유휴 부지에 105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5678㎡ 규모의 체험형 아웃도어 매장을 냈다. 또 청소년 인공암벽장, 숲속 캠핑체험장, 문화체험 공간 ‘아트리움’도 갖춰졌다.

◆먹거리·즐길거리로 특화하는 휴게소

고속도로 휴게소가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맛집으로 변신하고 있다. 덕평휴게소는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을 연간 16만그릇 넘게 팔고 있다. 횡성(영동·인천 방향)의 횡성찹스테이크덮밥, 섬진강(남해·순천 방향)의 청매실재첩비빔밥, 백양사(호남·서울 방향)의 녹차굴비백반 등이 지역특산물 먹거리다.

체험형 즐길거리도 생겨나고 있다. 고창휴게소(서해안·서울 방향)에는 나무로 만든 채로 나무 공을 쳐 구멍에 넣는 파크골프장을 2700㎡ 규모로 조성해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 청원휴게소(경부·서울 방향)에는 희귀곤충·양서류를 볼 수 있는 체험관, 인삼랜드(대전~통영·통영 방향)에는 구절초 군락지, 기흥휴게소(경부·부산 방향)에는 인공 실내암벽장이 마련돼 있다. 또 경산휴게소(경부·서울 방향)에서는 5~6세기 신라의 소국인 압독국 무덤, 단양(중앙·춘천 방향)에서는 신라적성비를 볼 수 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