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외국인 임원들이 잇달아 사임하고 고국행을 택하고 있다.

안쿠시 오로라 한국GM 영업·마케팅·AS부문 부사장(사진)은 지난 1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릭 라벨 GM대우 부사장 후임으로 2010년 8월 한국에 부임한 오로라 부사장은 2011년 쉐보레 브랜드 출범과 함께 판매 네트워크 전략 및 마케팅 강화를 담당했던 핵심 경영진이다. 그는 한국GM을 마지막으로 15년간 몸담았던 GM을 떠나 고국인 인도 타타자동차로 이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로라 부사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타타로 가는 것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향후 거취에 대해 결정된 게 없으며 업무 인수 인계를 마무리하고 이달 말 한국을 떠난다”고 말했다.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더 좋은 기회를 찾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에서 일한 것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했다.

앞서 엠 벤카트람 구매담당 부사장이 타타로 자리를 옮기는 등 한국GM 외국계 임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전 사장이 돌연 사표를 내고 고국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로 이직했다.

업계에서는 잇단 신차 출시와 내수 판매 실적 부진 등이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노조 문화, 업무 강도의 차이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회사 안팎의 분석이다. 악화되는 남북 관계 상황이 심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GM에서 오랜 경력을 쌓던 임원들이 한국에 있다 업무 여건이 좋은 곳으로 빠져나가다 보니 한국GM이 블랙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