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명단' 신상털기…검경, 이적행위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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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 北 '우리민족끼리' 해킹…회원 9001명 명단 유포 파장
교수·기자·노동계 인사 등 다양
사진·실명 무차별 유포
진보진영 "마녀사냥 우려"
교수·기자·노동계 인사 등 다양
사진·실명 무차별 유포
진보진영 "마녀사냥 우려"
“(죄수번호6××) 싱가포르에서 사업하는 OOO 우민끼(우리민족끼리)하냐.”
“대량 간첩 만들기로 분열을 조장하나.”
국제 해커조직 어나니머스의 해킹으로 유출된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회원(9001명)에 대한 ‘신상털기’가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회원 사진과 생년월일 등이 유포되면서 명예훼손은 물론 2차범행도 우려되고,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검찰과 경찰 등 사정당국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도 수사 단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회원 명단 수사 단서로 활용
경찰청 관계자는 5일 “일단 공개된 계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점이 보이는지 살펴보고 혐의가 드러나는 계정이 발견되면 공식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대북수사 전담부서를 통해 경찰과 국가정보원 수사를 지휘할 방침이다.
수사당국은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가입 자체만으로는 국가보안법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공개된 회원들의 사이트 가입 경로와 활동 내역을 추적해 이적활동 유무를 파악할 계획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우리민족끼리의 이적성 문건을 퍼 나르거나 개인 블로그·포털 사이트에 게시하는 등 ‘구체적 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원칙적으로 못 들어가게 막아 놓았는데 들어갔으니 위법일 수도 있다”며 “불법 해킹으로 수집된 증거(회원 명단)는 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 없지만 수사 단서로는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대남 선전용 사이트로 2004년 유해 사이트로 분류돼 국내에서는 접속과 회원가입이 불가능하다.
◆신상털기가 이념 갈등으로
보수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에는 이번에 공개된 계정 소유자들의 이름과 직업, 소속 기관 등이 열거돼 있다.
일베에 올라온 명단에는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회원, 언론인, 교사, 대학교수, 통합진보당 당원 등 여러 직업군이 언급됐다. 일베 회원들은 한국 국적 계정이 2130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올린 글에는 ‘죄수번호’라는 말머리가 붙어 있다. 한 회원은 ‘(죄수번호 9××) OO그룹 장학금 노리는 박사과정 빨갱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의 실명을 적었다. 다른 회원도 ‘(죄수번호 3××) 금속노조 △△△’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실명을 공개했다. 한 일베 회원은 “공개된 회원들의 면면을 보면 그간 ‘종북 논란’에 자주 등장한 단체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고 썼다.
그러나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신상털기가 자칫 마녀사냥 식 인권침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 어나니머스(Anonymous)
느
슨한 형태의 국제 핵티비스트(해커 운동가) 집단. 지도자도 없고 가입·탈퇴 절차도 없다. 주로 독재정권, 금융자본의 폭리, 인터넷
검열 등을 비판하며 관련 사이트를 공격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각각 10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정소람/김우섭/조수영 기자 ram@hankyung.com
“대량 간첩 만들기로 분열을 조장하나.”
국제 해커조직 어나니머스의 해킹으로 유출된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회원(9001명)에 대한 ‘신상털기’가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회원 사진과 생년월일 등이 유포되면서 명예훼손은 물론 2차범행도 우려되고,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검찰과 경찰 등 사정당국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도 수사 단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회원 명단 수사 단서로 활용
경찰청 관계자는 5일 “일단 공개된 계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점이 보이는지 살펴보고 혐의가 드러나는 계정이 발견되면 공식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대북수사 전담부서를 통해 경찰과 국가정보원 수사를 지휘할 방침이다.
수사당국은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가입 자체만으로는 국가보안법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공개된 회원들의 사이트 가입 경로와 활동 내역을 추적해 이적활동 유무를 파악할 계획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우리민족끼리의 이적성 문건을 퍼 나르거나 개인 블로그·포털 사이트에 게시하는 등 ‘구체적 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원칙적으로 못 들어가게 막아 놓았는데 들어갔으니 위법일 수도 있다”며 “불법 해킹으로 수집된 증거(회원 명단)는 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 없지만 수사 단서로는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대남 선전용 사이트로 2004년 유해 사이트로 분류돼 국내에서는 접속과 회원가입이 불가능하다.
◆신상털기가 이념 갈등으로
보수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에는 이번에 공개된 계정 소유자들의 이름과 직업, 소속 기관 등이 열거돼 있다.
일베에 올라온 명단에는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회원, 언론인, 교사, 대학교수, 통합진보당 당원 등 여러 직업군이 언급됐다. 일베 회원들은 한국 국적 계정이 2130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올린 글에는 ‘죄수번호’라는 말머리가 붙어 있다. 한 회원은 ‘(죄수번호 9××) OO그룹 장학금 노리는 박사과정 빨갱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의 실명을 적었다. 다른 회원도 ‘(죄수번호 3××) 금속노조 △△△’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실명을 공개했다. 한 일베 회원은 “공개된 회원들의 면면을 보면 그간 ‘종북 논란’에 자주 등장한 단체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고 썼다.
그러나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신상털기가 자칫 마녀사냥 식 인권침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 어나니머스(Anonymous)
느
슨한 형태의 국제 핵티비스트(해커 운동가) 집단. 지도자도 없고 가입·탈퇴 절차도 없다. 주로 독재정권, 금융자본의 폭리, 인터넷
검열 등을 비판하며 관련 사이트를 공격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각각 10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정소람/김우섭/조수영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