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이로써 지난해 7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낮아진 뒤 여섯 달째 같은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다만 한은 금통위는 금리 동결 결정 이후 총액한도대출제도의 개선과 관련한 현장 발의에 따라 논의 중이다.

한은 금통위가 여섯 달째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1%대에 머물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힘을 보탰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경기 상황이 이전에 한은 금통위가 동결 결정을 내릴 때와 비교해서 크게 악화됐다고 볼 수 없다"며 "특히 금리인하 조치는 즉각적인 경기부양 수단이 아닌 만큼 금통위가 뒤늦게 인하 조치를 내릴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리 등 통화정책은 일정 시차를 두고 경기에 반영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부양책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대내외 경기 여건이 극적으로 나빠지지 않는 이상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쓸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동결 조치는 전문가들의 예상에는 다소 벗어나는 결과다. 지난 9일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전문가 2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9%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금리 동결 소식에 순간 1125.10원까지 빠졌다가 이내 진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오전 10시25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560원(0.67%) 상승한 1128.1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