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업로드하라…맘껏 나눠라…디지털사회의 풍요는 공유에서 비롯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고객이 디자인 참여하는 로컬 모터스 성공사례 주목
사생활 보호도 중요하지만 정보 공유 혜택 더욱 커
공개하고 공유하라
제프 자비스 지음 ㅣ 위선주 옮김 ㅣ 청림출판 ㅣ 404쪽 │ 1만6000원
사생활 보호도 중요하지만 정보 공유 혜택 더욱 커
공개하고 공유하라
제프 자비스 지음 ㅣ 위선주 옮김 ㅣ 청림출판 ㅣ 404쪽 │ 1만6000원
로컬 모터스는 자동차의 도시인 미국 디트로이트에 도전장을 던진 작은 회사다. 자동차를 살 고객들과 함께 디자인을 만들고 자동차를 제조하는 초소형 자동차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이 회사의 특징. 로컬 모터스가 내놓은 첫 모델은 비포장 도로용 고출력 자동차였다. 커뮤니티에 참여한 한국인 김상호 씨가 2008년 P-51 머스탱 전투기에서 영감을 받은 스케치가 첫 번째 자동차의 디자인으로 쓰였고, 커뮤니티의 다른 회원들의 제안을 더해 부품을 채택했다. 로컬 모터스는 이 과정을 모두 공개했다. 디자인을 공개 모집해 결정되면 커뮤니티 멤버들이 구성 요소들을 설계한다. 이 회사 창립자 제이 로저스는 “비밀로 유지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다른 것들과 별 차이가 없을 때 입는 피해보다 적다”며 자신의 비밀 무기는 바로 ‘공개’라고 말한다.
뉴욕대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하는 교수이자 ‘버즈머신’이라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제프 자비스는 《공개하고 공유하라》에서 이런 사례를 들며 디지털 시대의 생존법으로 공개와 공유를 강조한다. 물론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해킹과 정보 노출로 인한 피해 사례도 늘어가는 만큼 무작정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최근에만 해도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방송사·금융사 해킹 테러가 충격을 줬고,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매매하는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저자 역시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저자는 대부분의 정보는 공개하고 공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고 주장한다. 끊임없는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통 방식이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바꾼다는 것. 생각과 지식, 재능과 자원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집단지성, 공유경제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창조하며,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개하고 공유했을 때 하나의 새로운 공공영역, 즉 나와 타인이 만나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공공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공유경제란 ‘정보는 물론 물품, 서비스 등 공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빌려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수익을 내는 경제활동’이다. 그런데 공유산업은 기존 대여업이나 중고 직거래와 달리 ‘내 것’이 없어도 된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만 있어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공화가 가져다주는 9가지 혜택이 있다고 설명한다. 공공화는 관계를 맺게 해주고, 낯선 사람들과의 경계를 낮추며,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또 대중의 지혜와 공감을 끌어내고 완벽에 대한 강박증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낙인을 없애주고, 명성을 주며, 대중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보호해준다.
저자는 정보는 무한한 에너지원이며, 세계 경제는 정보 공유를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간단한 방식으로 공유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객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것. 고급 패션 브랜드 코치는 고객들로부터 가방 디자인을 제안받았고, 로컬 모터스는 고객이 디자인한 차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업계에서 독창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한 레고, 엄마들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 하기스, 20회 이상의 고객 공모전으로 600종 이상의 카드를 제품화한 홀마크 등의 사례가 공유경제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한다.
물론 좋은 공개적인 생활을 위한 몇 가지 준칙도 필요하다. 온라인에 올리는 것은 무엇이든 영구적이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문신의 법칙’, 공개한 정보는 언제 어떤 것이 빅 뉴스로 떠오를지 알 수 없다는 ‘신문 1면의 법칙’, 실수했을 땐 자백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자백의 법칙’, 술에 취한 상태에서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 등을 하면 위험하다는 ‘와인의 법칙’, 끊임없이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걸어오는 악플러들에게는 대응하지 않는다는 ‘공격자 무대응의 법칙’ 등.
네트워크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가치를 증폭시키는 원리가 경제 패러다임에도 적용돼 공유경제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저자의 분석이 흥미롭다. 그는 “회사의 가치를 평가할 때 그 회사가 보유한 것들의 가격보다 그 회사가 맺고 있는 관계의 질에 더 비중을 두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관계는 회사 기밀보다 더 큰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뉴욕대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하는 교수이자 ‘버즈머신’이라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제프 자비스는 《공개하고 공유하라》에서 이런 사례를 들며 디지털 시대의 생존법으로 공개와 공유를 강조한다. 물론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해킹과 정보 노출로 인한 피해 사례도 늘어가는 만큼 무작정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최근에만 해도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방송사·금융사 해킹 테러가 충격을 줬고,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매매하는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저자 역시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저자는 대부분의 정보는 공개하고 공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고 주장한다. 끊임없는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통 방식이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바꾼다는 것. 생각과 지식, 재능과 자원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집단지성, 공유경제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창조하며,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개하고 공유했을 때 하나의 새로운 공공영역, 즉 나와 타인이 만나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공공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공유경제란 ‘정보는 물론 물품, 서비스 등 공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빌려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수익을 내는 경제활동’이다. 그런데 공유산업은 기존 대여업이나 중고 직거래와 달리 ‘내 것’이 없어도 된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만 있어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공화가 가져다주는 9가지 혜택이 있다고 설명한다. 공공화는 관계를 맺게 해주고, 낯선 사람들과의 경계를 낮추며,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또 대중의 지혜와 공감을 끌어내고 완벽에 대한 강박증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낙인을 없애주고, 명성을 주며, 대중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보호해준다.
저자는 정보는 무한한 에너지원이며, 세계 경제는 정보 공유를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간단한 방식으로 공유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객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것. 고급 패션 브랜드 코치는 고객들로부터 가방 디자인을 제안받았고, 로컬 모터스는 고객이 디자인한 차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업계에서 독창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한 레고, 엄마들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 하기스, 20회 이상의 고객 공모전으로 600종 이상의 카드를 제품화한 홀마크 등의 사례가 공유경제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한다.
물론 좋은 공개적인 생활을 위한 몇 가지 준칙도 필요하다. 온라인에 올리는 것은 무엇이든 영구적이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문신의 법칙’, 공개한 정보는 언제 어떤 것이 빅 뉴스로 떠오를지 알 수 없다는 ‘신문 1면의 법칙’, 실수했을 땐 자백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자백의 법칙’, 술에 취한 상태에서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 등을 하면 위험하다는 ‘와인의 법칙’, 끊임없이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걸어오는 악플러들에게는 대응하지 않는다는 ‘공격자 무대응의 법칙’ 등.
네트워크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가치를 증폭시키는 원리가 경제 패러다임에도 적용돼 공유경제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저자의 분석이 흥미롭다. 그는 “회사의 가치를 평가할 때 그 회사가 보유한 것들의 가격보다 그 회사가 맺고 있는 관계의 질에 더 비중을 두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관계는 회사 기밀보다 더 큰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