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분양금 미납…경기침체 지속 여파

서울시 SH공사가 1989년 창립 이후 23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5천억원의 손실을 낸 가운데 체납미수금이 최고치를 기록해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SH공사가 분양대금 등 거둬들여야 할 금액은 총 1조9천152억3천600만원이지만 이 중 1조3천333억5천600만원만 수납돼 체납액은 5천818억8천만원, 체납률은 30.4%를 기록했다.

공사의 체납미수금과 체납률은 2010년부터 매년 증가해왔다.

SH공사의 미수금은 2010년 4천47억9천800만원에서 2011년 5천212억3천700만원 등으로 계속 늘어 지난해까지 3년새 1천770억8천200만원이 늘었다.

체납률은 2010년 14%에서 2011년 19%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0.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으로 미수금이 사상 최악"이라며 "임대료나 관리비야 단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주로 대형사업의 분양금이 미납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은평뉴타운 상업지구 내 초대형 복합시설인 알파로스의 경우 토지 분양대금을 3차까지 납부한 이후 2011년 12월부터 3번 연체했다.

공사 관계자는 "알파로스는 원금만 1천500억원 규모라 체납미수금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강일동의 상업용지 등을 포함해 택지 분양금은 단위가 최소 10억원에서 1천억원대까지 이르러 손실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공사는 납부를 독려하고 있지만 계속 연체가 되면 택지 사업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계약 해지 후 장기간에 걸쳐 금액을 회수하더라도 그 기간 다른 곳에 부지를 팔지 못하고 매수자가 나타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라는 것이 공사의 설명했다.

공사는 지난달 28일 임원 연봉 삭감과 사옥 매각 등 적자 심화에 따른 긴축경영 방안을 발표한 상태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김용석(새누리당) 의원은 "체납률이 급증하고 있는데 3분의 1을 넘으면 'SH공사 사업은 분양금을 미뤄도 되는구나' 하는 인식이 시장에 팽배해질 수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사업별로 따져 회수해야 할 곳은 엄격히 회수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