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를 포함해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악성 다중채무자가 지난해 말 1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부업체를 이용한 다중채무자 수는 지난해 말 130만1000명에 달했다. 2010년 6월 말 87만7000명에서 2년반 만에 42만4000명 급증했다. 악성 다중채무자는 2011년 3월 말(105만7000명)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11년 말(121만5000명) 120만명을 돌파했다.

이들 악성 다중채무자 중 96만2000명은 은행권 대출을 아예 받지 못하고 2금융권과 대부업체 대출만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총 채무액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악성 다중채무자의 총 대출규모는 2010년 6월 말 34조원에서 지난해 말 57조4000억원으로 2년반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1인당 대출액도 3877만원에서 4412만원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악성 다중채무자가 늘어난 것은 자영업자 급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박장호 한은 조기경보팀 과장은 “악성 다중채무자는 우리나라 가계대출자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며 “경기침체가 장기화한다면 파산 등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