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7일 정상회담] "北리스크 없다"…대통령·재계총수 하나돼 '코리아 세일즈'
5일부터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은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양국 정상끼리 우호관계를 다지기 위한 것이지만 또 다른 중요한 목표는 한국 경제 홍보다.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것은 이 같은 차원에서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통령과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재계 실세들이 한 몸이 돼 북한 리스크로 인한 한국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자는 게 이번 방미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번 방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은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대기업 총수 17명과 중견 및 중소기업인 20명, 금융계 인사 5명, 경제5단체장과 한국노총위원장 등 모두 52명이다. 과거 수행 규모가 20~30명 정도인 것에 비하면 거의 두 배로 역대 최대다.

특히 재계 총수들이 대거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때는 경제사절단이 26명이었으며 4대 그룹 총수가 빠졌다. 이번 방미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여성 기업인 4명도 동행한다.

박 대통령과 재계 대표들의 ‘한국 경제 세일즈’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미 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는 간담회 형식의 이 행사에는 양국 재계를 대표하는 거물들이 대거 참석한다. 미국 측에서도 댄 애커슨 제너럴모터스(GM) 회장, 짐 맥너니 보잉 회장, 마이클 오닐 씨티그룹 회장,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 등이 자리를 같이할 예정이다. 이어 열리는 오찬 참석인원은 모두 250여명에 달한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아 양국 재계 대표들 앞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과 최근 한국 경제 동향, 새 정부의 주요 가치인 창조경제 등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8일 오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재계 총수들과 워싱턴DC 시내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취임 후 재계 총수들과의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원칙과 규제 완화 방향을 설명하면서 투자 확대를 당부하고 재계 총수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조 수석은 “박 대통령이 최근 경제민주화에 대해 지나친 것에 우려를 표명했고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되살리기 위한 각종 규제 완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재계 총수들과의 회동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투자를 결정하는 재계 총수들에게 투자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사절단 중 중소기업인에는 개성공단기업인협회장을 맡고 있는 한재권 서도산업 대표도 포함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성공단 진출 기업들이 최근 북한의 가동 중단으로 수출에 애로가 큰 상황인 만큼 해외 바이어들에게 개성공단 문제의 정확한 상황을 전달해 수출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사절단에 동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원산지 규정 때문에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상에서 제외된 데 따른 어려움도 호소할 계획이다.

이번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중소기업인 중에서는 지난해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위원을 지낸 서병문 비엠금속 대표도 포함됐다.

정종태/도병욱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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