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로 프로세싱' 연구 주도 이한수 원자력硏 박사 "플루토늄 안 나오게 핵폐기물 재활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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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프런티어 - 9월께 시험설비 첫 가동
핵무기 전용의심도 없어
반감기 1000분의1로 줄고
폐기물 배출도 100분의1
저장공간 부족 새 대안
핵무기 전용의심도 없어
반감기 1000분의1로 줄고
폐기물 배출도 100분의1
저장공간 부족 새 대안
“핵연료를 재활용하면 방사능 반감기가 30만년에서 300년으로 1000분의 1로 줄어듭니다. 배출되는 고준위 폐기물 양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 6일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만난 이한수 파이로기술 부장(박사)은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원전마다 핵폐기물 임시저장소가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된다”며 “핵연료 재활용은 국토가 좁고 인구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70명이 넘는 연구팀을 이끌며 쓰고 난 핵연료를 에너지원으로 다시 쓸 수 있는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핵연료, 몇 번이고 재사용 가능
파이로 프로세싱은 섭씨 500~650도의 고온에서 용융염(녹아내린 소금)을 이용해 쓰고 난 핵연료에서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방법이다. 이 부장은 “도금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액체 상태의 용융염에 사용 후 핵연료와 전극을 넣으면 우라늄과 플루토늄 혼합물이 전극에 달라붙어 나온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원자력 선진국이 모두 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분리해낸 핵물질은 2028년 준공하는 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에서 연료로 이용된다. 물(경수·중수)이 아닌 소듐(Na)을 냉각제로 이용하는 이 원전은 우라늄-235 외에 우라늄-238, 플루토늄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우라늄은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235와 핵분열이 되지 않는 우라늄-238이 있는데, 자연 상태에서는 우라늄-235가 0.7%밖에 들어 있지 않다.
이 부장은 “우라늄-235만을 연료로 사용하는 경수로·중수로와 달리 고속로는 사용 가능한 연료 범위가 넓다”며 “그만큼 핵연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로 프로세싱을 통한 핵연료 재활용과 고속로를 결합하면 ‘이론적으로’ 무한대로 핵연료를 재순환해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3년간 전기를 생산하고 난 우라늄은 핵폐기물로 간주해 버렸지만 앞으로는 몇 번이고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파이로 프로세싱은 평화적
파이로 프로세싱도 핵연료 재처리 기술이다. 하지만 이 부장은 ‘재처리’가 아니라 ‘재활용’이 올바른 용어라고 강조한다. 핵무기로 들어가는 순수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파이로에서는 플루토늄이 불순물이 섞인 상태로 나온다”며 “순수한 플루토늄을 만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목적이라면 퓨렉스(PUREX)를 이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퓨렉스는 순수한 플루토늄을 분리해낼 수 있는 대표적인 핵연료 재처리 공법이다.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이 쓰고 있다. 북한도 퓨렉스를 이용해 플루토늄을 추출했다.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이 파이로 프로세싱만은 인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국은 2011년부터 한·미 공동연구단을 세워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2020년까지 기술성, 경제성 등을 검증한 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부장은 “미국은 카터 대통령 시절 모든 원자력 연구를 중단하면서 기술 퇴보를 겪었다”며 “지금은 한국이 이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부터 개발에 나선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근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연구원 내에 3층 규모의 시험시설을 만든 것. 오는 9월 가동에 들어간다.
이 부장은 “세계 최초로 파이로 프로세싱의 모든 과정을 일관 공정으로 시험해 볼 수 있는 시설”이라며 “한국이 4세대 원자력 발전에서도 선두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지난 6일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만난 이한수 파이로기술 부장(박사)은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원전마다 핵폐기물 임시저장소가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된다”며 “핵연료 재활용은 국토가 좁고 인구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70명이 넘는 연구팀을 이끌며 쓰고 난 핵연료를 에너지원으로 다시 쓸 수 있는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핵연료, 몇 번이고 재사용 가능
파이로 프로세싱은 섭씨 500~650도의 고온에서 용융염(녹아내린 소금)을 이용해 쓰고 난 핵연료에서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방법이다. 이 부장은 “도금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액체 상태의 용융염에 사용 후 핵연료와 전극을 넣으면 우라늄과 플루토늄 혼합물이 전극에 달라붙어 나온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원자력 선진국이 모두 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분리해낸 핵물질은 2028년 준공하는 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에서 연료로 이용된다. 물(경수·중수)이 아닌 소듐(Na)을 냉각제로 이용하는 이 원전은 우라늄-235 외에 우라늄-238, 플루토늄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우라늄은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235와 핵분열이 되지 않는 우라늄-238이 있는데, 자연 상태에서는 우라늄-235가 0.7%밖에 들어 있지 않다.
이 부장은 “우라늄-235만을 연료로 사용하는 경수로·중수로와 달리 고속로는 사용 가능한 연료 범위가 넓다”며 “그만큼 핵연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로 프로세싱을 통한 핵연료 재활용과 고속로를 결합하면 ‘이론적으로’ 무한대로 핵연료를 재순환해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3년간 전기를 생산하고 난 우라늄은 핵폐기물로 간주해 버렸지만 앞으로는 몇 번이고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파이로 프로세싱은 평화적
파이로 프로세싱도 핵연료 재처리 기술이다. 하지만 이 부장은 ‘재처리’가 아니라 ‘재활용’이 올바른 용어라고 강조한다. 핵무기로 들어가는 순수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파이로에서는 플루토늄이 불순물이 섞인 상태로 나온다”며 “순수한 플루토늄을 만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목적이라면 퓨렉스(PUREX)를 이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퓨렉스는 순수한 플루토늄을 분리해낼 수 있는 대표적인 핵연료 재처리 공법이다.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이 쓰고 있다. 북한도 퓨렉스를 이용해 플루토늄을 추출했다.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이 파이로 프로세싱만은 인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국은 2011년부터 한·미 공동연구단을 세워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2020년까지 기술성, 경제성 등을 검증한 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부장은 “미국은 카터 대통령 시절 모든 원자력 연구를 중단하면서 기술 퇴보를 겪었다”며 “지금은 한국이 이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부터 개발에 나선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근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연구원 내에 3층 규모의 시험시설을 만든 것. 오는 9월 가동에 들어간다.
이 부장은 “세계 최초로 파이로 프로세싱의 모든 과정을 일관 공정으로 시험해 볼 수 있는 시설”이라며 “한국이 4세대 원자력 발전에서도 선두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