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9일 오후 3시18분
[마켓인사이트] <a href=SK, 국내 최대 음원서비스 멜론 판다">
국내 최대 음원유통서비스인 멜론과 인기가수 아이유 가인 등을 보유하고 있는 SK그룹 계열사 로엔엔터테인먼트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멜론의 주인이 바뀌면 음원유통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하기로 하고 인수에 관심을 보인 일부 후보자를 대상으로 투자안내서(IM)를 보냈다. 매각 대상은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모기업인 SK플래닛 보유지분 67.6%(1709만주)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일부 후보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은 매각 주관사 없이 자체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로엔엔터테인먼트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인수 후보 세 곳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3768억원으로 SK플래닛 지분 67.56%의 가치는 2546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실제 인수가격은 3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멜론 왜 파나

SK그룹이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하려는 것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공정거래법 제8조의 2 4항에 따르면 지주회사가 증손회사를 보유하려면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한다.

SK플래닛이 2011년 10월1일 SK텔레콤에서 분할되면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주회사인 SK의 증손자회사가 됐다. 100%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증손회사는 잔여 지분을 모아서 100%로 보유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유예기간은 2년이다. SK그룹은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9월30일까지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00%를 보유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공정위의 심사를 거쳐 유예기간을 2년 늘릴 수도 있지만, 한 관계자는 “SK그룹이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오는 9월 말까지 증손회사를 정리하기로 내부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강화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한 점도 로엔엔터테인먼트 매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 등 SNS 업체를 보유한 SK커뮤니케이션즈를 주력 자회사로 키우고, 몸값이 오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매각한다는 게 SK 측의 생각으로 알려졌다.

◆음원유통시장 판도 변하나

멜론의 향배에 따라 음원유통시장의 경쟁구도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경쟁사인 KT뮤직은 지난해 11월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이 공동 설립한 음원제공업체 KMP홀딩스를 인수해 ‘타도 멜론’을 선언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고객 대부분이 SK텔레콤 이용자들인데 로엔이 독자적인 회사가 되면 멜론이 고객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후보가 일정 기간 SK텔레콤에 멜론을 의무 탑재하는 조건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SK그룹이 공정거래법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M&A 절차를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영효/심은지/전설리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