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엔·달러 100엔 돌파와 함께 엔저 우려가 재부각, 1940선으로 후퇴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70포인트(1.75%) 하락한 19944.75로 장을 마쳤다. 사흘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하루 만에 증발했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가 차익실현 매물 출회 여파로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하락 출발했다.

엔·달러 환율 100엔 돌파 등이 투자심리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이 장 초반 '팔자'로 돌아섰고, 이후 매물 규모 확대와 함께 지수 낙폭이 커졌다. 1970대에서 장을 시작한 지수는 끝내 1940선 중반에서야 장을 마무리지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엔저 여파로 수출주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확산됐고, 1분기 실적 부진 종목들 관련 손절 물량 등이 출회됐다고 풀이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74억원, 236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로 운수장비, 전기전자, 화학 등의 업종을 중심을 매물이 쏟아냈다.

개인은 412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다. 차익거래는 249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255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2806억원 순매도로 집계됐다.

통신(0.72%)을 뺀 전 업종이 하락했다. 엔저 우려의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주가 속한 운수장비(2.28%)와 함께 의료정밀(3.45%), 음식료(-2.85%), 기계(-2.49%), 전기전자(-2.21%), 철강금속(-2.12%) 등이 모두 큰 폭으로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내림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를 뺀 시총 10위 전 종목이 하락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주 삼인방이 1~3% 밀렸다. 만도, 에스엘, 모토닉, 화신 등 자동차부품주들도 2~8%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근로자 5명이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사흘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3개 등 254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2개 등 564개 종목이 내렸고 61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외국인과 기관 매물 부담에 장중 하락 전환, 570선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65포인트(0.64%) 내린 569.70으로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1억원, 40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55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상한가 12개 등 331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2개를 비롯해 584개 종목이 내렸고 62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급등해 1100원대를 회복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05원(1.38%) 뛴 1106.05원으로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