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3D 프린터로 만든 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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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설계도 공개 열흘 만에
하루면 금속 '공이' 빼고 제작…총알 구하면 범죄악용 우려
하루면 금속 '공이' 빼고 제작…총알 구하면 범죄악용 우려
국내에서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한 사실상의 총기(사진)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4일 미국 텍사스의 비영리단체 디펜스디스트리뷰티드가 ‘해방자’라는 이름의 3D 프린터용 권총 설계도를 공개한 지 열흘 만이다. 프린터와 설계도만 있으면 누구나 총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입증돼 파장이 예상된다.
3D 프린터 생산업체인 오브젝트빌드는 15일 국내 최초로 3D 프린터를 이용해 총기를 만드는 과정을 공개했다. ‘해방자’의 설계도 파일을 이용해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설계도는 미국 정부의 삭제 명령에 따라 홈페이지에서 내려진 상태지만 이미 10만명 이상이 내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총 제작은 경기 안양시 오브젝트빌드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3D 프린터 ‘윌리봇’과 연결된 노트북에서 권총 설계도 파일을 실행해 인쇄 버튼을 누르자 윌리봇이 윙윙 소리를 내며 작동했다. 플라스틱 원료가 분사되는 3D 프린터의 노즐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유리판 위에 플라스틱 구조물을 층층이 쌓아 올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 가는 플라스틱 덩어리는 차츰 총기 부품의 형태를 갖춰갔다. 10분 만에 완성된 부품은 권총 내부에 장착하는 용수철의 일종이었다. 작은 부품은 10분, 부피가 큰 총열은 3시간, 총기 몸체는 9시간 정도 걸렸다.
인터넷에 게재된 ‘해방자’ 사진을 참고해 완성된 부품들을 조립했다. 모두 16개 부품 중 15개가 3D 프린터로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걸린 시간은 하루 정도였다. 격발장치인 공이는 유일하게 금속으로 설계됐으나 총기 제작을 금지하는 국내법 때문에 제작하지 않았다. 공이는 철물점 등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이만 달면 총을 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발사실험에 성공했다.
권도혁 오브젝트빌드 디자이너는 “예전에 설계됐던 3D 프린터용 총기는 강선이나 용수철 등 많은 부품이 금속으로 제작됐지만 이번 제품은 공이를 제외한 모든 부품이 플라스틱”이라며 “누구나 총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D 프린터는 현재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100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3D 프린터로 만든 총기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쉽게 만들 수 있고 총알을 넣어 발사하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금속탐지기로 적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양=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3D 프린터 생산업체인 오브젝트빌드는 15일 국내 최초로 3D 프린터를 이용해 총기를 만드는 과정을 공개했다. ‘해방자’의 설계도 파일을 이용해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설계도는 미국 정부의 삭제 명령에 따라 홈페이지에서 내려진 상태지만 이미 10만명 이상이 내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총 제작은 경기 안양시 오브젝트빌드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3D 프린터 ‘윌리봇’과 연결된 노트북에서 권총 설계도 파일을 실행해 인쇄 버튼을 누르자 윌리봇이 윙윙 소리를 내며 작동했다. 플라스틱 원료가 분사되는 3D 프린터의 노즐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유리판 위에 플라스틱 구조물을 층층이 쌓아 올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 가는 플라스틱 덩어리는 차츰 총기 부품의 형태를 갖춰갔다. 10분 만에 완성된 부품은 권총 내부에 장착하는 용수철의 일종이었다. 작은 부품은 10분, 부피가 큰 총열은 3시간, 총기 몸체는 9시간 정도 걸렸다.
인터넷에 게재된 ‘해방자’ 사진을 참고해 완성된 부품들을 조립했다. 모두 16개 부품 중 15개가 3D 프린터로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걸린 시간은 하루 정도였다. 격발장치인 공이는 유일하게 금속으로 설계됐으나 총기 제작을 금지하는 국내법 때문에 제작하지 않았다. 공이는 철물점 등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이만 달면 총을 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발사실험에 성공했다.
권도혁 오브젝트빌드 디자이너는 “예전에 설계됐던 3D 프린터용 총기는 강선이나 용수철 등 많은 부품이 금속으로 제작됐지만 이번 제품은 공이를 제외한 모든 부품이 플라스틱”이라며 “누구나 총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D 프린터는 현재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100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3D 프린터로 만든 총기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쉽게 만들 수 있고 총알을 넣어 발사하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금속탐지기로 적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양=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