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천연가스 수출 본격화
“미국이 국제 에너지 시장의 메이저로 부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텍사스주 퀸타나 아일랜드의 ‘프리포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을 승인하자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이 국제 에너지시장에서 공급자로 나서면서 입김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프리포트 LNG는 2017년부터 20년간 하루 평균 14억입방피트의 LNG를 일본의 오사카가스와 주부전력, 영국 BP 등에 수출할 예정이다.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 가스 수출을 허용한 것은 2011년 루이지애나주의 ‘새이빈패스 터미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새이빈패스 터미널은 2015년부터 수출할 예정이다.

미국은 그동안 천연가스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왔다. 국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자국 기업의 비용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셰일가스(진흙 퇴적암층에서 뽑아낸 천연가스) 붐으로 가스 공급량이 늘어나자 방침을 바꿨다.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은 2008년 100만BTU(미국의 열량 단위)당 13달러에서 최근 4달러로 떨어졌다.

마이클 스미스 프리포트 LNG 최고경영자(CEO)는 “일자리 창출과 무역적자 개선, 그리고 동맹국의 요구에 부응하는 지정학적 전략을 위해서라도 미국은 천연가스를 수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우케미컬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미국 기업들은 미국 내 가스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에너지 수출이 경제 전반에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수출 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FTA 비체결국에 천연가스 수출의 물꼬를 텄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 전역에 19개의 LNG 수출 터미널이 사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가스 수출의 최대 수혜국은 LNG 최대 수입국인 일본이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이 대부분 멈춰 서면서 화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88.3%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 중 절반가량을 LNG에 의존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셰일가스 현지 가격은 일본의 수입 LNG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셰일가스 수입은 무역수지 개선과 전력요금 인상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워싱턴·도쿄=장진모/안재석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