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삼성생명이 이르면 올 하반기 글로벌 대체투자에 나선다. 장기화하는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은 20일 “해외 선진 자산운용사와 함께 대체투자에 나서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5월21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저금리 시대 주식·채권 빼고 어디에 투자할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을 푸는 통화완화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는 돈을 빌리는 대가로 지급하는 이자다. 따라서 금리를 낮추면 돈을 빌리는 대가가 싸져 가계는 소비를, 기업은 투자를 더 할 수 있는 유인이 생기게 된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의 기준금리는 현재 제로 금리 수준이다. 기준금리(base rate)는 중앙은행이 다른 은행과 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정책금리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민간 경제주체(가계와 기업)와 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되는 금리도 낮아지게 된다.

금리가 낮아지면 돈을 빌린 사람이나 기업에는 이익이다. 이자가 줄어들어서다. 반면 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자나 이자 등으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에게는 손해다. 그래서 저금리 시대엔 이자를 한푼이라도 더 얻기 위해 주식과 채권, 그밖에 다양한 상품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진다.

대체투자 또는 대안투자(Alternative Investment·AI)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traditional investment)과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모든 투자상품을 뜻한다. 대표적인 대체투자 상품에는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원유 금 비철금속(원자재), 선박 등이 있다. 대체투자는 전통적인 투자와 투자 대상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같은 상품인데도 서로 다른 가격에 거래되는 점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아비트라지(arbitrage·재정거래) 등 새로운 투자전략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운용 시장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대체투자 시장의 급성장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금융위기 과정에서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투자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면서 부동산, 실물 등 금융위기로 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전통자산과 다른 위험-수익 속성을 가진 대체투자로 투자 대상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대체투자는 주어진 위험(리스크)에 대해 더 높은 수익을 얻거나, 주어진 수익에 대해 더 낮은 위험을 가진 포트폴리오를 가능하게 해 효율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해준다.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에 따르면 세계 대체투자 규모는 2003년 3조1000억달러에서 2011년 7조5000억달러로 늘었다. 전체 자산운용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8%에서 13%로 뛰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체투자 시장은 이미 펀드 시장의 주류가 됐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운용자산 중 대체투자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국내 대체투자 규모는 100조원이 넘어 전체 펀드 자산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투자가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높은 기대수익률과 분산투자 효과 덕분이다. 기관투자가로선 운용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분산투자를 통한 수익의 안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금융위기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간의 분산투자 효과가 높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그래서 자본시장이 기관화되고 자산운용업이 성장할수록 대체투자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체투자는 몇 가지 점에서 전통자산과는 다른 위험을 갖고 있다. 먼저 대체투자 자산은 유동성이 낮다. 부동산, 실물, 비상장 주식 등 대체투자 자산은 표준화가 덜 돼 있고, 거래 단위가 커 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경우 가격 변동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또 대체투자에는 대부분 레버리지가 활용된다. 레버리지(leverage)는 차입이라는 뜻으로 돈을 빌려 투자한다는 뜻이다. 레버리지는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으나 거꾸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런 레버리지들이 연결돼 시장 전체적으로도 시스템이 불안정하게 되는 시스템 리스크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은 대체투자가 또 다른 위기를 낳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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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프리 샷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한국이 TPP에 가입하면 유리한 점이 많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 5월21일 연합뉴스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저금리 시대 주식·채권 빼고 어디에 투자할까?
☞TPP(Trans-Pacific Partnershi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목표로 체결된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협정이라고도 불린다. 다자협정(多者協定·multilateral agreement)이란 여러 국가가 참여해 맺은 협정을 뜻한다.

TPP는 2005년 6월 환태평양에 있는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 체제로 출범했다. TPP는 창설 초기 그다지 영향력이 크지 않은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이었으나 2008년 2월 미국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TPP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통합에 있어 가장 강력한 수단이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과 미국을 연결해 주는 고리라고 평가한 바 있다.

미국의 뒤를 이어 그해 8월 호주, 베트남, 페루가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이후 말레이시아와 멕시코, 캐나다가 차례로 합류했다. 현재는 11개국이 올해 안으로 TPP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목표로 협상 중이다. 여기에 지난 3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TPP 교섭에 참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TPP 가입을 추진하고 아시아 국가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환태평양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크고 성장세도 높을 뿐 아니라 역내 국가들 간 결속을 굳게 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PP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12개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27조달러로 유럽연합(EU) 27개국의 총 GDP 16조3200억달러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3개국의 16조200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TPP는 한·미 FTA 등 보통 두 나라 간에 맺어지는 FTA와 달리 11개국이 참여한 FTA이지만 기본적으로 협정 체결 국가들 간에만 적용된다. 회원국 간 관세나 비관세 장벽을 낮춰 교역을 활성화하자는 협정이다. 이에 비해 WTO(세계무역기구) 주도로 진행되는 무역자유화 협정은 세계 190여개국 회원국 모두에게 비차별적으로 적용된다. TPP를 비롯한 FTA가 이처럼 몸집과 영향력을 키우게 된 것은 WTO의 무역자유화 협상이 2001년 이후 진전이 멈춘 데서도 상당 부분 기인한다. WTO는 2001년 이후 지금까지 카타르 도하에 모여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회원국 간 이해가 달라 10년이 훨씬 넘도록 별 성과가 없는 형편이다.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저금리 시대 주식·채권 빼고 어디에 투자할까?
한국 정부는 아직 TPP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칠레 아세안 등과 이미 FTA를 체결한 상태여서 굳이 서둘러 TPP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한·미 FTA를 체결하면서 사회적으로 홍역을 치른 경험도 TPP 참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한 이유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와 이미 FTA를 맺은 마당에 TPP 참여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