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 3년째 '제자리'…한국 노사관계 꼴찌 수준
한국이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3년째 22위를 유지했다. 기업 이사회의 경영 감독, 노사관계 생산성 면에서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29일 IMD의 ‘201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60개국 가운데 22위를 나타냈다. 미국과 스위스가 전년보다 한 계단씩 상승해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1년 전 1위였던 홍콩은 3위로 하락했다. 중국은 전년보다 두 계단 오른 21위, 일본은 세 계단 뛴 24위를 나타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2년 전 28위에서 올해 8위까지 도약했다. 대만은 2년 연속 추락하며 11위에 그쳤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39위→45위) 포르투갈(41위→46위)의 경쟁력 순위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 평가가 시작된 1997년 30위에서 8계단 올라 상승폭 기준으로 4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5계단 이상 상승한 ‘위너(승자) 국가’는 스웨덴(15계단) 스위스(10계단) 폴란드(10계단) 독일(7계단) 중국(6계단) 등 9개국이었다. 한국은 4대 평가 분야 가운데 경제 성과(27위→20위), 정부 효율성(25위→20위), 인프라(20위→19위)가 개선됐다.

IMD "한국, 가계부채 줄여라" 권고

반면 기업 효율성은 25위에서 34위로 뒷걸음질치면서 2009년(36위) 이후 처음 30위권으로 밀렸다.

333개 세부 항목별로는 장기 실업률이 낮은 점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1위에 올랐다.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 비중(2위), 고등교육 이수율(2위), 내국인 특허 획득 수(2위) 등 특히 인프라 분야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 외에도 공공부문 고용(2위), 재정수지(4위) 등 21개 항목이 5위권에 들었다. 다만 전년의 26개 항목보다는 줄었다.

50위 미만의 하위권 항목은 23개였다. 상당수가 기업 효율성과 관련한 항목들이었다. 회계감사가 적절히 시행되는 정도(58위), 기업 이사회의 경영 감독(57위)은 꼴찌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노사관계 생산성(56위)도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이 외에도 관세장벽(56위)이 높고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 누적액(56위)이 적다는 점 등이 개선할 점으로 꼽혔다. IMD는 한국 경제의 도전 과제로 △가계부채 완화 △낮은 물가, 맞춤형 복지 제도를 통한 저·중소득 가구 지원 △실업률 관리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재정 건전성 강화 △북한 위협에 대비한 경제체질 강화 등을 제시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