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규모가 총 8조3000억원에 달하는 3차 차기 전투기(FX) 사업의 기종 선정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방위사업청은 FX 사업의 세 후보 업체와 총 사업비 대비 60% 수준의 절충교역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주 가격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10일 “FX 사업의 절충교역은 현재 협상을 끝내고 합의각서를 준비 중”이라며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기종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보잉(F-15SE), 록히드마틴(F-35)이 제안한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평가한 결과 평가금액이 예상 총 사업비의 60% 내외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절충교역이란 해외 무기 또는 장비를 살 때 계약 상대방에 관련 기술 이전 또는 국산 무기 및 부품 수출 등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교역형태를 말한다.

현재 방사청의 절충교역 협상 목표는 ‘총사업비 대비 50% 이상’이다. 군 관계자는 “FX 사업 규모는 8조3000억원이지만 절충교역 비율은 각 업체를 선정했을 때 드는 예상 총사업비를 기준으로 산정했다”며 “세 후보업체의 예상 총사업비는 기종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각 후보업체의 절충교역 프로그램은 가격입찰 직후 실시되는 기종결정평가 때 점수로 반영된다.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후보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차별화된 협상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기 설계 등 핵심기술 이전은 세 업체 모두 제안했고 각기 20억달러 내외 수준으로 평가됐다. EADS는 차기 전투기 60대 중 53대를 한국 내에서 최종 조립하고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기술 이전 및 수십억유로 규모의 국내 업체 부품 구매를 약속했다. EADS는 절충교역 프로그램과 별도로 유로파이터가 선정될 경우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지난달 23일 발표했다.

보잉은 수십억달러의 국내 항공업체 부품 구매, 우리 공군이 활용할 수 있는 합성전장모의시스템(LVC) 구축 등을 제안했다. LVC는 우리 군의 임무 시스템과 전장환경에 맞게 훈련할 수 있는 첨단 모의 시스템이다. 록히드마틴도 LVC 구축을 약속했고 협상 막판에 한국군의 독자 통신위성사업을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방사청 관계자는 “가격입찰과 기종결정평가를 거쳐 다음달에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차기 전투기 기종을 최종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