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프로야구에서 예년보다 많은 홈런이 나온 이유가 드러났다.

일본프로야구를 총괄하는 일본야구기구(NPB)가 이번 시즌부터 지난해보다 반발력이 나아진 공인구를 사용하고도 이를 은폐하다가 들통나 일본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일본 스포츠전문지들은 12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NPB가 반발력을 높인 공인구를 사용하고도 이를 12개 구단에 알리지 않았고 공인구 제조사인 미즈노사 측에도 이와 관련된 언급을 삼갈 것을 지시했다고 일제히 폭로했다.

NPB는 그간 공인구 반발력과 관련해 '지난해와 변함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다가 11일 일본프로야구선수회에 반발력을 높였다고 뒤늦게 실토해 파문이 일고 있다.

NPB는 일본야구의 국제 대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대회에서 사용하는 공인구 수준의 '통일구'를 2011년 시즌부터 공인구로 도입했다.

통일구의 반발력 수치는 0.41∼0.44로 조정됐고, 때로는 이를 밑도는 0.408짜리 공도 제작됐다.

실험 결과 타자가 공을 쳤을 때 기존 공보다 3m가량 덜 날아가는 것으로 나타나 통일구는 '날지 않는 공'으로 불렸다.

통일구의 도입으로 타자들은 힘을 잃고 투수가 득세하는 현상이 2년 연속 발생했다.

일례로 지난해 일본 12개 구단 중 7개 팀이 평균자책점 2점대를 기록했다. 대신 팀 홈런 100개를 넘은 팀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나치게 투고타저가 기승을 떨치자 '재미없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던 상황이 올해 급반전했다. 전체 일정의 절반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총 512개의 홈런이 터져 지난해 전체 홈런수(881개)를 곧 따라잡게 된 것이다.

스포츠호치는 지금 추세라면 지난해보다 47% 급증해 올 시즌 총 홈런 1297개가 양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갑자기 홈런이 늘어나자 일본 선수들과 팬, 언론에서는 공인구의 규격이 바뀐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NPB 측은 선수회의 공인구 검증 요구에 "정확하게 반발 수치 기준을 반영하기 위해 공의 규격을 바꿨다"고 군색한 변명을 내놨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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