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막는 '금융지주法'

자회사 규제로 신규 지원 못해
産銀, 쌍용건설 지분 축소 추진

금융지주회사법이 기업 구조조정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단이 출자전환할 경우 지분이 일정 비율을 넘으면 신규 자금 지원 등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쌍용건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이 회사에 대해 2차 출자전환(대출금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것)할 때 산업은행의 출자 비중을 30% 미만으로 줄여 달라고 다른 채권단에 요청했다.

현재 채권 비율대로 출자전환하면 산업은행은 쌍용건설 지분 35.1%를 가진 1대주주가 된다. 상장회사 지분율이 30%를 넘어가면 금융지주회사법상 자회사로 편입해야 한다. 일단 자회사로 편입하면 자금 지원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신규로 자금을 지원하면 반드시 담보를 확보해야 한다.

구조조정 대상 회사의 경우 담보가 별로 없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신규 자금 지원은 불가능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쌍용건설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신규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보니 신규 자금 지원을 위해 출자전환 지분을 30% 미만으로 낮춰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같은 조건으로 출자전환을 해야만 형평성에 맞지만 산업은행은 예외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할 때 구조조정 기업에 한해 예외를 인정해야 이런 모순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