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식탐에…국제 생선값 사상최고
참치 맛을 알아버린 중국인들 때문에 국제 생선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현지시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참치, 굴 등 고급 해산물을 찾는 중국인이 크게 늘면서 5월 국제생선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 치솟았다. 이 지수는 자연산과 양식 생선 가격을 지수화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식생활 변화가 곡물과 가축 사료 가격에 이어 생선값까지 끌어올리면서 세계의 식탁 물가를 좌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국제 수산물 시장 거래 규모는 1300억달러(약 14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생선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의 생선 수요는 늘고 있지만 국제 어획량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FAO 관계자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요 어종 공급량이 많지 않아 앞으로 몇 달간 생선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민물 흰살 생선인 역돔(틸라피아)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지만 최근 연어나 굴 등 주로 먹던 생선과 다른 종류의 고급 수산물 수입을 늘리고 있다. FAO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굴, 홍합 등 조개류 소비량은 전년 대비 20% 늘었다. 중국은 고급 조개류의 최대 수입국으로 급부상했고, 이로 인해 다른 나라의 공급은 크게 줄어들었다.

국제 굴 가격은 지난 3년 새 두 배 이상 올랐다. 때마침 굴 산지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새끼굴을 죽이는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영국 에식스 지역에서 7대째 굴 양식을 하고 있는 리처드 하워드는 “세계적으로 굴 공급량은 줄어들고 있는데 홍콩과 중국에서의 굴 수요는 엄청나다”며 “굴 가격도 과거 어느 때보다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참치 가격은 전년 대비 12%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우값(22%)과 연어값(27%)도 크게 올랐다. FT는 참치 생산량은 줄었으나 참치 통조림이나 초밥 등의 수요가 늘면서 값이 뛰었고, 새우는 주 생산지역인 동남아에서 발생한 질병 탓에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신흥국에서 도시화 바람이 불면서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이 급증, 대표적 신선식품인 생선의 공급량과 소비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생선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의 식탐은 계속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FAO가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식품 수입량은 2022년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