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수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가 당시 왕 앞에서 “긴 지렛대와 지렛목만 있으면 지구라도 움직여 보이겠다”고 장담했다는 지레의 원리가 경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바로 레버리지 효과다.

빌린 자본을 지렛대 삼아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말한다.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이 기대될 때는 대출을 적극 활용한 투자가 유리하다는 의미다. 빌딩 투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빌딩을 사례로 자금투입 및 수익률 계획을 짜보면 레버리지 효과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매물은 서울 청담동 빌딩으로 대지 264㎡에 연면적 726㎡(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다. 매도 희망금액 37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매도 희망자가 받은 보증금은 2억원이다. 이 빌딩을 100% 자기자본으로 매입한다면 37억6000만원이 든다. 취득세 4.6% 1억7250만원, 등기비용 0.1% 375만원(채권할인율에 따라 변동), 중개수수료 0.9% 3375만원(부가세 별도)으로 추가 비용합계는 2억1000만원이다. 보증금 2억원이 있기 때문에 순수비용은 1000만원이어서 투자금액은 37억6000만원인 셈이다. 월 예상수익금은 1650만원이다. 임대료 및 관리비가 1750만원이고 설비관리비용 등으로 100만원을 지출한다고 가정한 계산이다. 빌딩매입에 37억6000만원을 투자해 매달 1650만원의 순수입을 올리면 세전 연수익률은 5.27%다.

반면 금리 연 3.7%에 20억원을 대출받아 이 빌딩을 매입한다면 초기 투자금액은 17억6000만원이 된다. 매달 617만원의 대출이자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한 달 수익금은 1033만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초기 투자금이 100% 자기자본으로 매입할 때보다 절반으로 줄어들어 세전 연수익률은 7.05%로 높아진다. 다시 말해 1.78%포인트의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파트 거래와 달리 빌딩을 매입할 때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은 받지 않는다. 담보인정비율(LTV)은 따진다. 통상 담보액의 50%를 빌려준다. 임대사업자(매수자)의 신용도에 따라 최고 70%까지 대출도 가능하다.

빌딩전문 중개회사 원빌딩의 오동협 팀장은 “빌딩 투자 목적의 대출 만기는 통상 3년에 매달 이자만 갚는 방식”이라며 “적용금리보다 투자수익률이 높다는 계산이 나오면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