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아이디어 다오…수익 3분의1 떼어줄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기청 '무한상상 국민창업' 프로젝트
국그릇 끼울 수 있는 '뷔페 접시' 5억 매출
아이디어 낸 사람들 1250만원씩 받아
국그릇 끼울 수 있는 '뷔페 접시' 5억 매출
아이디어 낸 사람들 1250만원씩 받아
![한정화 중소기업청장(가운데)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무한상상 국민창업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김광호 아이봉 대표(왼쪽)로부터 아이디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307/AA.7609334.1.jpg)
그러자 이 사이트의 다른 회원이 “접시에 구멍을 파서 국그릇을 끼우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사이트 운영회사인 아이봉(대표 김광호)은 여기에 디자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결합해 지난 3월 말 음식 접시 모서리에 홈을 내 국그릇을 끼울 수 있는 ‘곰발접시’를 출시했다. 출시 후 반응이 좋았다. 최근 한 외식 프랜차이즈업체가 이 제품을 보고 5만개를 주문해왔다. 총 5억원어치다. 김광호 아이봉 대표는 “생활 속 아이디어가 상품화돼 성공한 사례”라며 “첫 아이디어 제공자와 이를 보완한 회원에게 각각 매출의 2.5%(1250만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이 곰발접시 사례처럼 국민들로부터 사업 및 상품 아이디어를 접수해 이를 사업화하는 ‘무한상상 국민창업 프로젝트’를 2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자본과 창업 준비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적으로 사업화·창업화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취지”라며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아이디어만 내고 사업 진행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제품이 판매되면 수익금(매출의 약 5~15%)은 아이디어 제공자와 사업기획사, 아이디어 평가단이 3분의 1씩 나눠 갖게 된다.
두 번째는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직접 창업에 나서는 길이다. 이 경우 네티즌과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 정부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창업자금을 지원해준다. 올해 총 20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있으며, 30~50명 정도가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아이디어만 내고 배당을 받을지, 아니면 직접 창업과정을 진행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사업 진행을 위해 크게 △국민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플랫폼 구축 △아이디어 사업화에 필요한 네트워크 확대 △아이디어 보호 장치 마련 등 세 가지를 준비했다.
아이디어 접수 및 평가, 사업화는 민간 기획사인 아이봉(www.ideaaudition.com)에 맡기기로 했다. 아이봉은 지난해 12월 사이트를 개설한 뒤 네티즌의 아이디어를 받아 곰발접시와 휴대폰 케이스, 명함홀더 등 6개의 신개념 제품을 출시했다. 김성섭 중기청 창업진흥과장은 “앞으로 하루 한 개의 국민 아이디어를 사업화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아이디어 사업화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도 확대된다. 아이봉은 온라인으로 접수된 아이디어를 △1차 평가(2000명 네티즌) △2차 평가(200명의 변리사 및 디자이너, 마케팅전문가 등)를 거쳐 제품화하고 있다. 제품화 단계에선 디자인과 마케팅, 제품 제작 분야에서 총 49개의 업체가 협력하고 있다.
중기청은 아이디어 보호를 위해 아이디어 신청 단계부터 공개·비공개로 구분하되, 공개된 아이디어 중 전문가 평가를 통과한 우수 아이디어는 지식재산권을 출원해 보호할 방침이다.
한 청장은 “벤처기업은 우수한 제품을 개발했더라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채널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