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앤가이드 "해외 자산정보 제공…제2 도약 할 것"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정보제공업이 독점화하고 있습니다. 코넥스 시장을 거쳐 코스닥 상장사로 거듭나야 아시아 제1의 정보업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의 김군호 대표(사진)는 “투자자와 운용사 측에 코넥스 기업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해 벤처캐피털 등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의 뿌리는 2000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가치네트’다. 정보기술(IT)과 증권업을 접목시키는 신사업을 추진할 때,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이었던 김 대표가 일을 맡아 에프앤가이드를 창립했다. 김 대표는 “가치네트의 원래 구상은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증권·보험·은행 등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하는 것이었는데, 금융실명제 때문에 쉽지 않았다”며 “투자정보를 금융회사에 유료로 제공하는 현재의 에프앤가이드 모델로 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업모델이 축소된 데다 IT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가치네트는 2005년 에프앤가이드를 화천기계에 매각했다. 화천기계(50%), 김 대표(15%)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71%고 나머지는 소액주주 지분이다.

에프앤가이드는 설립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다 2005년 흑자로 돌아섰다. 김 대표는 “처음엔 유료 정보에 대한 인식이 충분치 않아 고전했지만 점차 상황이 호전됐다”며 “5년 동안 데이터를 축적했더니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은 103억원, 순이익은 17억원을 냈다. 매출 비중은 펀드평가를 포함한 데이터 제공이 80%, 솔루션 구축이 20%를 차지한다. 최대 고객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며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투자자문사 등 총 750곳에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사업모델을 해외자산 정보제공에서 찾고 있다. 그는 “연기금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국내 자산투자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 금융자산 정보를 모아 관련 인덱스를 만들고 연기금의 해외 투자를 돕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 대표는 ‘에프앤가이드가 코스닥 상장은 안 할 것’이란 증권업계의 시각을 의식한 듯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코스닥 상장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장 공모할 만큼의 매출 수준은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시초가 2900원이었던 에프앤가이드는 지난주 1610원으로 빠졌으나 8일엔 1850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