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106달러 돌파…15개월來 최고
미국 원유 재고 감소와 중동 정정 불안, 중국 경제지표 하락 여파로 국제유가가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99달러 오른 106.5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0.70달러 상승한 108.51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유 현물도 전날 대비 배럴당 0.44달러 오른 103.7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소식이 유가 강세를 이끌었다.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990만배럴 줄어든 3억7392만배럴이었다. 휘발유 재고 역시 26만배럴 감소한 2억2103만배럴을 기록하는 등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정정 불안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월례보고서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원유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세는 하반기부터 가속화돼 하루 평균 907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6월 하루 평균 약 31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가장 큰 월간 감소세다. 이 기간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원유 생산시설이 폭도들에게 습격당하며 하루 평균 20만배럴가량 줄어들었고, 나이지리아 역시 송유관 습격 사건으로 생산량이 약 7만배럴 줄었다.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유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는 “전날 중국 수출이 17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중국 정부가 곧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