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SOC 큰손, 보험사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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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새판짜기…새 투자자 유치
정부 '무위험 투자'로 인정…당근 제공
국가가 계약 뒤집어 해외 신인도엔 타격
정부 '무위험 투자'로 인정…당근 제공
국가가 계약 뒤집어 해외 신인도엔 타격

최소 운영수익을 보장하는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방식을 바꾸려는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저금리시대 장기화로 수익원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를 새 투자자로 끌어들여 연 10% 안팎에 달했던 보장 수익률을 연 4%대로 낮추는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맥쿼리 등 기존 출자자들은 투자 원금에 미래에 거둘 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지분매각 대금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은 신한은행 등 12개 대출 금융회사를 비롯해 현대로템, 호주계 자산운용사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 포스코ICT 등 자본금 출자자들과 계약을 해지하고, 그 자리에 한화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등 보험사를 불러들이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기존 사업 구조로는 보조금으로 매년 수백억원씩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데다 메트로9호선의 민간 투자자들이 운임을 수시로 인상할 수 있다고 판단, 주주 교체를 골자로 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보험사들이 경영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간접 투자 방식으로 메트로9호선 사업에 참여하는 구조를 짰다.
◆정부가 계약 위반, 부작용 우려
전문가들은 메트로9호선 사업 구조 개편을 계기로 보험사들이 SOC 금융시장에서 은행과 연기금 공제회 등을 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완료된 용인경전철 사업 주주 교체에도 대형 보험사들이 참여, 약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은행엔 적용하지 않던 걸 보험사에만 적용해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며 “보험사들은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고 SOC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20~30년간 4% 후반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보험사로선 국공채 투자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각 지자체와 정부는 시중에 유동성이 충분히 대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존 SOC 사업의 보장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사업 방식 재편에 더 힘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동휘/강경민 기자 donghul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