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장에 주택·국민銀 출신 아닌 이건호 발탁…합병銀 나눠먹기 깬 임영록의 '파격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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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제2의 관치…출근저지 등 강력투쟁"
지주사 사장직 폐지·다음주 부행장 인사
지주사 사장직 폐지·다음주 부행장 인사
이건호 국민은행장 내정자는 금융연구원 출신이다. 국민은행에 합류한 지 2년도 못 됐다. 담당 업무도 리스크 관리다. 어떻게 보면 은행의 주류가 아니다. 그런데도 그를 2만2000여 직원을 이끌 국민은행장으로 전격 발탁한 것은 옛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 나눠먹기식 자리 배분 관행을 타파하고 소신경영을 펼치겠다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런 의도가 제대로 실천될지 여부다. 노조는 물론 상당수 직원들도 이 내정자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리스크 관리만 해온 이 내정자가 거대 조직을 제대로 이끌지도 미지수다.
◆임영록 회장의 ‘소신인사’
이 내정자는 금융당국 고위 관료들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같은 금융연구원 출신인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원한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하지만 이 내정자를 국민은행장으로 점찍은 것은 임 회장 본인이었다고 한다. 옛 국민·주택 출신 간 갈등을 극복하고 평소 소신인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내실경영을 추구할 적임자로 판단해 일찌감치 마음에 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여러 후보들이 ‘실세’로 불리는 사람을 등에 업고 존재를 과시해서다. 임 회장도 ‘외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이를 인정했다.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을 대표하는 강력한 후보들이 등장하면서 두 은행 출신 간 반목도 심해졌다. 이를 방치할 경우 누가 국민은행장이 되더라도 상당한 후유증이 우려됐다. 임 회장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제3의 인물인 이 내정자를 최종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10명 이상의 후보 중 여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에서도 이 내정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차점자인 심재오 고객만족그룹 부행장은 KB국민카드 사장으로 내정됐다.
◆이 내정자 “실력파 우대할 것”
이 내정자는 행장으로 내정된 직후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리스크 관리와 소매금융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격적인 영업도 중요하지만 균형 감각을 갖고 과도한 위험 부담을 지지 않는 방향에서 국민은행을 경영하겠다”고 밝혔다.
옛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 갈등 조정에 대해서는 “갈등 조정을 염두에 두고 인위적으로 인사상 배려를 하다보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어느 은행 출신인지를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실력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노조의 반발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외부 출신 인사가 내부 인사로 분류돼 충분한 검증 철자도 없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배경을 등에 업고 행장 후보에까지 올랐다”며 “이번 사태를 제2의 관치금융 사태로 규정하고 관치인사 퇴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권 노조위원장은 “임 회장이 내부 인사 중용이라는 약속을 어겼다”며 “출근 저지 투쟁 등 강력한 임명 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이에 대해, “2년 전 부행장으로 취임할 때처럼 다시 KB의 식구로 받아들여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주사 사장직 폐지
신임 국민은행장과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정해지면서 국민은행 내 부행장 및 다른 계열사 임원들에 대한 후속인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임 회장은 다음주 초까지 기존 임원들에게 일괄사표를 받을 계획이다. 임 회장은 “신임 임원들은 주로 내부 출신이 중용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인사를 실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임 임원에는 KB지주 인사와 같이 예상치 못한 인재들이 발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사외이사는 “임원 교체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KB지주 사장직은 없앨 예정이다. 임 회장은 “사장직은 현재로선 둘 생각이 없다”며 “지주 조직을 가볍게 만들자는 차원에서 더욱 그래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이 내정자가 은행 내부 경력이 짧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영업담당 부행장들을 전문가로 보강한다는 복안이다. 임 회장은 “이 내정자가 심층면접을 할 때도 내부 전문가를 발탁해 영업 및 마케팅 부문을 채워나가겠다고 답했고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문제는 이런 의도가 제대로 실천될지 여부다. 노조는 물론 상당수 직원들도 이 내정자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리스크 관리만 해온 이 내정자가 거대 조직을 제대로 이끌지도 미지수다.
◆임영록 회장의 ‘소신인사’
이 내정자는 금융당국 고위 관료들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같은 금융연구원 출신인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원한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하지만 이 내정자를 국민은행장으로 점찍은 것은 임 회장 본인이었다고 한다. 옛 국민·주택 출신 간 갈등을 극복하고 평소 소신인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내실경영을 추구할 적임자로 판단해 일찌감치 마음에 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여러 후보들이 ‘실세’로 불리는 사람을 등에 업고 존재를 과시해서다. 임 회장도 ‘외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이를 인정했다.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을 대표하는 강력한 후보들이 등장하면서 두 은행 출신 간 반목도 심해졌다. 이를 방치할 경우 누가 국민은행장이 되더라도 상당한 후유증이 우려됐다. 임 회장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제3의 인물인 이 내정자를 최종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10명 이상의 후보 중 여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에서도 이 내정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차점자인 심재오 고객만족그룹 부행장은 KB국민카드 사장으로 내정됐다.
◆이 내정자 “실력파 우대할 것”
이 내정자는 행장으로 내정된 직후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리스크 관리와 소매금융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격적인 영업도 중요하지만 균형 감각을 갖고 과도한 위험 부담을 지지 않는 방향에서 국민은행을 경영하겠다”고 밝혔다.
옛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 갈등 조정에 대해서는 “갈등 조정을 염두에 두고 인위적으로 인사상 배려를 하다보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어느 은행 출신인지를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실력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노조의 반발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외부 출신 인사가 내부 인사로 분류돼 충분한 검증 철자도 없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배경을 등에 업고 행장 후보에까지 올랐다”며 “이번 사태를 제2의 관치금융 사태로 규정하고 관치인사 퇴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권 노조위원장은 “임 회장이 내부 인사 중용이라는 약속을 어겼다”며 “출근 저지 투쟁 등 강력한 임명 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이에 대해, “2년 전 부행장으로 취임할 때처럼 다시 KB의 식구로 받아들여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주사 사장직 폐지
신임 국민은행장과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정해지면서 국민은행 내 부행장 및 다른 계열사 임원들에 대한 후속인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임 회장은 다음주 초까지 기존 임원들에게 일괄사표를 받을 계획이다. 임 회장은 “신임 임원들은 주로 내부 출신이 중용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인사를 실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임 임원에는 KB지주 인사와 같이 예상치 못한 인재들이 발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사외이사는 “임원 교체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KB지주 사장직은 없앨 예정이다. 임 회장은 “사장직은 현재로선 둘 생각이 없다”며 “지주 조직을 가볍게 만들자는 차원에서 더욱 그래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이 내정자가 은행 내부 경력이 짧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영업담당 부행장들을 전문가로 보강한다는 복안이다. 임 회장은 “이 내정자가 심층면접을 할 때도 내부 전문가를 발탁해 영업 및 마케팅 부문을 채워나가겠다고 답했고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