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 있는 연기대결…무더위도 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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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무대 컴백 명품배우 윤제문·손병호·고창석 씨
윤제문 씨, '피리부는 사나이' 에서 카리스마 연기 볼만
손병호 씨, 이시원 희곡 '8월의 축제' 장인 역할에 박수 갈채
고창석 씨, '보이첵' 에 특별 출연…몸짓·표정 연기 눈길
윤제문 씨, '피리부는 사나이' 에서 카리스마 연기 볼만
손병호 씨, 이시원 희곡 '8월의 축제' 장인 역할에 박수 갈채
고창석 씨, '보이첵' 에 특별 출연…몸짓·표정 연기 눈길
영화와 TV드라마에서 ‘명품 배우’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윤제문과 손병호, 고창석의 무대 장악력은 여전했다. 올여름 오랜만에 ‘친정’인 연극 무대에 복귀한 이들은 스크린과 TV화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살아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연극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정기준, ‘더킹 투하츠’의 김봉구 역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 윤제문은 극단 골목길의 신작 ‘피리 부는 사나이’(내달 4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중소기업 박 회장의 수족인 윤 부장 역을 맡았다.
극단 대표인 박근형이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박 회장 저택 한쪽 별채에 살고 있는 윤 부장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윤 부장이 아들과 함께 장기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이에 박 회장 아들과 불륜을 저질러 아이를 임신한 아내를 가족들이 심판하는 과정이 사실적이고 적나라한 대사와 몸짓으로 펼쳐진다. 가족 관계에 잠재돼 있는 파괴적인 에너지를 드러내 인간의 본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박근형 연출의 작품 세계와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윤제문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물론 그와 연극무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박완규 이봉련 전운종 유승락 신사랑 등 대학로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 앙상블이 돋보이는 무대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섬뜩한 눈빛으로 주로 악역을 맡아온 손병호는 연극 ‘8월의 축제’(내달 1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자상하고 인자한 아버지이자 장인으로 등장한다.
소속사인 ‘기억 속의 매미’가 제작한 이 작품은 ‘좋은 하루’ 등을 쓴 작가 이시원의 신작 희곡을 영화 감독 윤택순이 무대화했다. 한 산림욕장을 배경으로 죽은 딸이 눈에 보이는 장인과 그 곁을 지키는 사위의 가슴 훈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잔잔한 톤으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2005년 ‘클로저’ 이후 연극에 출연하는 손병호는 8년간의 무대 공백이 무색하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극을 이끌어간다. 상대적으로 극에 녹아들지 못하는 젊은 배우들의 연기와 그로 인해 드라마의 흐름이 다소 처지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고창석은 이달 초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라 오는 27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보이첵’에 2회 특별 출연했다.
그는 제작사인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창단 멤버로 2000년과 2008년 같은 작품으로 무대에 섰다. 독일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을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재해석해 올린 이 작품은 밀도 있는 신체 움직임으로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신체극의 교과서로 불린다. 상사와 의사에게 괴롭힘을 당한 말단 군인 보이첵이 정신착란에 빠져 아내를 죽이는 등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11명의 배우가 11개의 의자를 사용해 강렬하고 일사불란한 몸짓으로 그린다.
중대장 역을 맡은 고창석은 짧은 분량임에도 풍만한 배와 길지 않은 다리를 이용한 몸짓으로 탁월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남은 공연에서는 고창석과 비슷한 체구의 이중현이 다른 색깔의 중대장 연기를 보여준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정기준, ‘더킹 투하츠’의 김봉구 역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 윤제문은 극단 골목길의 신작 ‘피리 부는 사나이’(내달 4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중소기업 박 회장의 수족인 윤 부장 역을 맡았다.
극단 대표인 박근형이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박 회장 저택 한쪽 별채에 살고 있는 윤 부장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윤 부장이 아들과 함께 장기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이에 박 회장 아들과 불륜을 저질러 아이를 임신한 아내를 가족들이 심판하는 과정이 사실적이고 적나라한 대사와 몸짓으로 펼쳐진다. 가족 관계에 잠재돼 있는 파괴적인 에너지를 드러내 인간의 본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박근형 연출의 작품 세계와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윤제문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물론 그와 연극무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박완규 이봉련 전운종 유승락 신사랑 등 대학로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 앙상블이 돋보이는 무대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섬뜩한 눈빛으로 주로 악역을 맡아온 손병호는 연극 ‘8월의 축제’(내달 1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자상하고 인자한 아버지이자 장인으로 등장한다.
소속사인 ‘기억 속의 매미’가 제작한 이 작품은 ‘좋은 하루’ 등을 쓴 작가 이시원의 신작 희곡을 영화 감독 윤택순이 무대화했다. 한 산림욕장을 배경으로 죽은 딸이 눈에 보이는 장인과 그 곁을 지키는 사위의 가슴 훈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잔잔한 톤으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2005년 ‘클로저’ 이후 연극에 출연하는 손병호는 8년간의 무대 공백이 무색하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극을 이끌어간다. 상대적으로 극에 녹아들지 못하는 젊은 배우들의 연기와 그로 인해 드라마의 흐름이 다소 처지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고창석은 이달 초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라 오는 27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보이첵’에 2회 특별 출연했다.
그는 제작사인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창단 멤버로 2000년과 2008년 같은 작품으로 무대에 섰다. 독일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을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재해석해 올린 이 작품은 밀도 있는 신체 움직임으로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신체극의 교과서로 불린다. 상사와 의사에게 괴롭힘을 당한 말단 군인 보이첵이 정신착란에 빠져 아내를 죽이는 등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11명의 배우가 11개의 의자를 사용해 강렬하고 일사불란한 몸짓으로 그린다.
중대장 역을 맡은 고창석은 짧은 분량임에도 풍만한 배와 길지 않은 다리를 이용한 몸짓으로 탁월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남은 공연에서는 고창석과 비슷한 체구의 이중현이 다른 색깔의 중대장 연기를 보여준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