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세 번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인 A3라인 투자를 또다시 보류했다. OLED 패널을 사용하는 갤럭시S4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약 3조원이 들어가는 A3라인은 당초 작년 말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2분기 갑작스레 투자가 연기돼 건물만 서 있다.

24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충남 아산 탕정에 짓고 있는 A3라인에 대한 장비 투자안을 결의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상정을 다시 연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자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께부터 A3라인에 장비를 채우기 위해 장비업계와 접촉하며 발주를 준비해왔다.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최근까지 이 같은 투자안을 검토했으나 좀 더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3라인은 갤럭시S4 등에 쓰이는 중소형 OLED 패널과 대형 OLED TV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투자 재연기는 갤럭시S4 등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판매가 주춤해진 게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또 OLED TV 패널 수율(생산품 중 완성품 비율)이 더디게 올라가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55인치 곡면 OLED TV를 출시했으나 가격이 대당 1500만원에 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수율이 30% 수준이어서 값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