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계 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최근 경기 안양시의 지식산업센터로 이전하면서 정책자금을 활용했다. 이자가 싼 시중은행 대출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신용과 담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낮은 금리를 적용받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영세한 기업이 초저금리 대출을 받기는 여전히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신용과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지식산업센터 입주 자금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정책자금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정책자금의 금리 수준은 연 4%대로 책정된다. 시중은행이 연 2~3%대의 초저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게 보인다. 하지만 신용과 담보력이 약한 영세한 기업이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은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정책자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일정 비율로 이자를 지원해 주는 경우도 있어 의외로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

시중자금 대비 세 배 이상 긴 상환기간은 정책자금의 장점이다. 조기상환 수수료가 없어 목돈이 생긴 기업은 일시에 대출금을 갚아도 부담이 없다. 시설 자금 명목의 정책자금은 거치 기간 3년을 포함해 상환 기간이 최대 10년, 운전자금은 최대 8년까지다. 시중은행이 거치 기간 1년을 포함해 2~3년 이내에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과 대조된다,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이라면 무담보 대출도 가능하다. 정책자금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 정책 지원 효과 등을 평가해서 지원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무담보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매년 상반기에 70% 이상이 조기에 집행되기 때문에 정책자금을 받고자 하는 기업은 사전에 미리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워 준비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 입주 자금을 정책자금으로 조달하고자 한다면 분양 대행사를 통하는 것도 편리한 방법이다. 분양 대행사에서 필요한 절차와 서류 준비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또한 분양 건축주가 일괄적으로 신청하기 때문에 신속한 자금 집행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중소기업육성자금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자금 중 하나라도 이미 받은 기업이라면 통합 한도 적용으로 원하는 금액을 모두 지원받지 못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 분양정보회사인 다온리얼에스테이트 설주익 대표는 “시중금리가 낮아지면서 정책자금 활용하는 경우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이라면 정책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