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法' 국무회의 통과] 직무 무관 땐 5배 과태료…"원안 후퇴" vs "공직자에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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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달초 국회 제출…여·야 조율 가시밭길 예고
민주 "스폰서 관행 뿌리 뽑기엔 한계"
권익위 "과태료 징계 받으면 승진 못해"
민주 "스폰서 관행 뿌리 뽑기엔 한계"
권익위 "과태료 징계 받으면 승진 못해"
정부가 30일 확정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을 놓고 법안 심사를 할 여야가 시각 차를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앞으로 법안 심사 과정에서 법 제정 취지를 최대한 살려 조속히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안으로는 공직 사회에 만연한 비리를 근절하지 못할 것이라며 쟁점별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 법은 법안을 처음 추진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따 ‘김영란법’으로 불린다. 기존 법률로는 처벌이나 제재가 불가능한 각종 공직 비리를 겨냥하고 있다.
◆민주 “법안 취지 퇴색”
정부는 다음달 초 국회에 김영란법을 제출할 예정이다. 9월 정기 국회에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식 공포된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에 대한 부정 청탁, 공직자의 금품 수수,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와 충돌되는 직무 수행 등 크게 세 가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직무 관련성이 없는 공직자의 금품 수수에 대해 형사 처벌을 배제하고 받은 돈의 2~5배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최대 쟁점이다. 원안은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챙긴 모든 공직자를 형사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정부 논의 과정에서 과태료 부과로 바뀌었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 위원을 맡고 있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김영란법의 원래 취지와 현실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법안 처리 방향에 대한 당내 의견을 모을 것”이라며 “법안 심사 공청회에 김 전 위원장을 참석시켜 법 제정 취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안이 당초 입법예고 원안보다 후퇴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정부안은 ‘떡값’ ‘거마비’ 등 소위 밑밥부터 깔며 사전 단계를 밟아가는 교묘한 뇌물 방식이라든지, 공직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스폰서’ 관행을 뿌리 뽑기엔 한계가 있다”며 “원안대로 일정 금액 이상의 모든 금품 수수에 형사 처벌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5월 원안 내용을 대거 반영한 의원 입법안을 발의해놓았다. 김영주·이상민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입법안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 등을 불문하고 사업자 등에게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금품을 받거나 요구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품 가액의 5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익위 “유기적으로 봐야”
최종 정부안이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야당의 지적에 국민권익위는 “현 정부안도 공직사회에 강력한 제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받은 돈의 최대 5배까지 물어야 하는 것도 공직자에게 부담이지만 과태료 부과를 받게 되면 공직 생활을 더 이상 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과태료 부과와 함께 해당 공직자가 속해 있는 기관의 장에게 징계를 요구하게 돼 있다”며 “5가지 징계 유형(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 가운데 어떤 징계를 받더라도 승진과 승급에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면 또는 해임 조치를 받은 공직자는 공무원 연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권익위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 수수를 했다면 과태료를 물리고, 나중에 직무와 관련된 청탁을 받으면 그때는 형사 처벌할 수 있다”며 “법을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 신경전 치열할 듯
직무 관련성에 따른 형사 처벌 여부 외에 제3자의 부정 청탁 처벌 문제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안은 부정 청탁이 적발되면 청탁한 제3자와 이해당사자에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야당이 제출한 의원입법안에는 이해당사자 본인이 하든 제3자를 통해 하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국회 관계자는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의 법안 심의 과정부터 여야 간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김영란법은 공직사회는 물론 국회의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인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정성택/추가영 기자 dolph@hankyung.com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안으로는 공직 사회에 만연한 비리를 근절하지 못할 것이라며 쟁점별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 법은 법안을 처음 추진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따 ‘김영란법’으로 불린다. 기존 법률로는 처벌이나 제재가 불가능한 각종 공직 비리를 겨냥하고 있다.
◆민주 “법안 취지 퇴색”
정부는 다음달 초 국회에 김영란법을 제출할 예정이다. 9월 정기 국회에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식 공포된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에 대한 부정 청탁, 공직자의 금품 수수,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와 충돌되는 직무 수행 등 크게 세 가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직무 관련성이 없는 공직자의 금품 수수에 대해 형사 처벌을 배제하고 받은 돈의 2~5배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최대 쟁점이다. 원안은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챙긴 모든 공직자를 형사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정부 논의 과정에서 과태료 부과로 바뀌었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 위원을 맡고 있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김영란법의 원래 취지와 현실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법안 처리 방향에 대한 당내 의견을 모을 것”이라며 “법안 심사 공청회에 김 전 위원장을 참석시켜 법 제정 취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안이 당초 입법예고 원안보다 후퇴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정부안은 ‘떡값’ ‘거마비’ 등 소위 밑밥부터 깔며 사전 단계를 밟아가는 교묘한 뇌물 방식이라든지, 공직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스폰서’ 관행을 뿌리 뽑기엔 한계가 있다”며 “원안대로 일정 금액 이상의 모든 금품 수수에 형사 처벌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5월 원안 내용을 대거 반영한 의원 입법안을 발의해놓았다. 김영주·이상민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입법안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 등을 불문하고 사업자 등에게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금품을 받거나 요구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품 가액의 5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익위 “유기적으로 봐야”
최종 정부안이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야당의 지적에 국민권익위는 “현 정부안도 공직사회에 강력한 제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받은 돈의 최대 5배까지 물어야 하는 것도 공직자에게 부담이지만 과태료 부과를 받게 되면 공직 생활을 더 이상 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과태료 부과와 함께 해당 공직자가 속해 있는 기관의 장에게 징계를 요구하게 돼 있다”며 “5가지 징계 유형(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 가운데 어떤 징계를 받더라도 승진과 승급에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면 또는 해임 조치를 받은 공직자는 공무원 연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권익위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 수수를 했다면 과태료를 물리고, 나중에 직무와 관련된 청탁을 받으면 그때는 형사 처벌할 수 있다”며 “법을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 신경전 치열할 듯
직무 관련성에 따른 형사 처벌 여부 외에 제3자의 부정 청탁 처벌 문제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안은 부정 청탁이 적발되면 청탁한 제3자와 이해당사자에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야당이 제출한 의원입법안에는 이해당사자 본인이 하든 제3자를 통해 하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국회 관계자는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의 법안 심의 과정부터 여야 간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김영란법은 공직사회는 물론 국회의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인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정성택/추가영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