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조업계의 절반 이상이 소비자에게 보장된 장례비용 전부를 지급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도 상조업 주요 정보 분석 결과’ 보고서를 3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사 대상 업체 230개 중 131개(56.9%)의 선수금 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급여력비율은 상조업체 자산을 소비자가 납부한 선수금으로 나눈 것이다. 이 비율이 100%를 넘지 못한다는 것은 업체가 부도나거나 폐업할 경우 기존 자산으로 선수금 전부를 보전해줄 수 없다는 의미다. 지급여력비율이 100% 이상으로 재무건전성이 탄탄한 업체 수는 99개로 43.0%에 불과했다. 지급여력비율이 0% 미만인 곳은 17개나 됐다.

안병훈 공정위 특수거래과장은 “업계 전체의 지급여력비율은 83.6%로 전년보다 4%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아직 부실한 회사가 많다”고 지적했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부채비율 100% 이상인 업체도 137개로 56.6%나 됐다. 부채비율이 150% 이상인 부실업체 수는 전년에 비해 23개 줄었지만 전체의 29.0%(74개)를 차지했다. 업계 전체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19.0%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줄었다. 이용자 납입금을 부채로 잡는 업계의 회계처리 방식은 상조업계의 부채비율을 비교적 높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정부가 정한 선수금 법정 보전비율인 40%(최소한 가입자에게 선수금의 40%를 돌려줄 수 있는 재무 안정성)에 미달한 업체는 72개였다. 이들 업체의 선수금 평균 보전비율은 23.3%로 매우 낮았다. 공정위는 법정 보전비율 미준수 업체에 시정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