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무산될 것에 대비해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가 가입했던 보험금 2400억원(사업협약이행보증금)이 코레일에 지급됐다. 이 돈은 드림허브가 사업을 정상적으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피보험자인 코레일에 지급하는 일종의 ‘위약금 성격’을 띤다.

코레일은 서울보증보험이 이행보증금 2400억원을 자사 통장으로 전액 지급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3월 드림허브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뒤 코레일은 4월 말 용산개발사업 파산에 따른 보험금 2400억원을 서울보증보험에 청구했다.

당시 드림허브 이사회를 주도했던 민간출자사 26개사는 코레일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하고 보험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의 ‘이의신청서’를 서울보증보험에 제출했다.

코레일은 일단 서울보증보험이 용산사업 실패 책임이 드림허브에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우리 요청대로 보험금을 받았다”며 “서울보증보험은 향후 민간 출자사들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보증보험이 코레일에 지급한 보험금에 대해 코레일(지분 25%)과 SH공사(4.9%)를 뺀 나머지 민간 출자사들에 보험금 구상권을 청구하면 롯데관광개발 516억원, KB자산운용 342억원, 푸르덴셜 263억원, 삼성물산은 219억원 등을 부담해야 한다. 이들 출자사가 드림허브에 투자한 초기 투자금의 1.4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건설출자사(CI)들은 보험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신규 입찰 참여 시 반드시 필요한 보증서 발급에서 제약을 받게 돼 공사수주 활동에도 피해가 예상된다.

반면 드림허브 관계자는 이행보증금이 지급된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은 일단 보험금을 지급한 뒤 향후 전개될 소송 결과에 따라 코레일의 귀책 사유가 인정되면 보험금을 돌려 받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레일은 서울보증보험이 용산사업계약 해지를 인정하고 이행보증금을 지급한 만큼 2009년 드림허브에 매각했던 용산 철도기지창 등 해당 사업부지를 되찾아 올 계획이다. 토지 오염 정화 작업도 이른 시간 내에 재개할 방침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