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규제의 역설] "보조금 규제 고마워"…수백억 과징금 맞고도 통신사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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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2분기 실적 개선된 까닭
방통위 단속 강화에 보조금 경쟁 안해
마케팅비용 줄어들자 영업이익 '껑충'
소비자 혜택은 실종…통신사 배만 불려
방통위 단속 강화에 보조금 경쟁 안해
마케팅비용 줄어들자 영업이익 '껑충'
소비자 혜택은 실종…통신사 배만 불려

방송통신위원회의 보조금 규제 강화로 통신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 덕에 올 2분기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휴대폰 보조금을 덜 써 마케팅 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위한다는 이유로 강화한 정부의 보조금 규제가 통신사들 배만 불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신사 규제의 역설] "보조금 규제 고마워"…수백억 과징금 맞고도 통신사는 웃는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308/AA.7709933.1.jpg)
KT는 유선사업 수익 악화로 2분기 이익 개선폭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3483억원으로 전년보다 0.7% 증가했지만 1분기에 비해선 5.2% 감소했다. 그러나 휴대폰 등 무선사업 실적은 좋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한 1조7522억원을 기록했다.
한 소비자는 “보조금 규제로 통신사들 배만 불린 것 아니냐”며 “보조금으로 쓸 비용을 소비자 혜택으로 돌리겠다고 광고했으나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2분기 실적에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규제 바라는 통신사
비용 측면에서도 마케팅 비용보다 과징금이 훨씬 경제적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보조금 경쟁이 치열했던 2011년과 지난해 통신 3사의 연간 마케팅 비용은 6조~7조원에 달했다. 이달 초 방통위가 통신 3사에 내린 과징금은 669억6000만원. 연간 마케팅 비용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말 66일간 순차적인 영업정지와 함께 부과한 과징금도 119억원에 그쳤다.
○빙하기 언제까지…
일부 휴대폰 판매점에서 규제를 피해 치고 빠지기식의 보조금 지급 행사를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휴대폰 시장 분위기는 냉랭하다. 지난달 30일 KT의 영업정지가 시작됐지만 올해 초 통신 3사가 순차적으로 영업을 정지당했을 때만큼 치열한 가입자 빼앗기 경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휴대폰 가입자 쟁탈전의 과열 정도를 보여주는 하루평균 번호이동(통신사를 바꿔 가입하는 것) 건수는 지난달 30일 2만여건, 31일 2만2000여건, 8월1일 1만7500여건이었다. 방통위의 시장 과열 판단 기준인 2만4000건을 계속 밑돌았다. 하루평균 번호이동 건수가 3만여건에 달했던 올해 초와 대조된다. 한 통신사 단말기 담당 임원은 “하반기에도 보조금 빙하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