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직원이 FCCL(연성동박적층판)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SK  제공
SK이노베이션 직원이 FCCL(연성동박적층판)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SK 제공
SK는 그룹 주력사업인 에너지 부문과 반도체, 화학 및 바이오 등에서 신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SK는 계열사별로 핵심 사업경쟁력을 키우고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사업영역 확장

[불황을 이기는 기업들] SK, 中 시노펙과 나프타분해시설 합작…FCCL 2호라인 증설, 미래사업 육성
에너지 및 석유화학 부문 지주회사 격인 SK이노베이션은 해외에서 미래의 활로를 찾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선 올해 독일 콘티넨탈과 공동으로 ‘SK-콘티넨탈이모션’을 출범시켰고 베이징자동차그룹, 베이징전공 등과는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맺었다.

연초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과 공동으로 완공한 우한 나프타분해시설은 곧 가동에 들어간다. 이 공장은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연간 80만t, 폴리에틸렌을 연간 60만t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 7월 인천 콤플렉스와 트레이딩 사업부를 분할,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이 회사는 최근 스마트폰 회로기판의 핵심부품인 FCCL(연성동박적층판) 2호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하고 미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친환경 첨단기술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플라스틱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SK이노베이션은 2008년 10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이전 및 연구협력 계약을 아주대와 맺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이 기술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단순히 모으는 수준을 벗어나 촉매 기술을 이용해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폴리머로 바꾸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의 사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탄소배출권까지 확보할 수 있는 등 획기적인 친환경 신소재 기술”이라며 “이산화탄소 플라스틱은 연소할 때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기 때문에 그을음과 같은 유해가스가 나오지 않아 화재 피해를 줄이고 환경 오염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화학 건설 등도 변신 중

SK케미칼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친환경 화학소재와 생명공학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친환경 화학 부문은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하나인 PPS가 핵심이다. 열과 충격에 강한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금속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소재다.

SK케미칼의 PPS는 생산 과정에서 유독성 용매가 사용되지 않아 기존 PPS와 달리 염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소재에 주로 사용되는 PPS는 염소가 발생할 경우 민감한 전기 부품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일본 테이진과 합작법인을 세운 후 2015년까지 연산 1만2000t 규모의 PPS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그룹에 편입된 SK하이닉스는 과감한 투자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모바일용 D램 부문에선 지난해 하반기 시장의 주력 제품이던 DDR3와 LP(저전력)DDR3의 중단단계 제품을 내놔 중저가 울트라북과 태블릿PC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모바일 메모리 시장이 고사양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중심으로 LPDDR2에서 LPDDR3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지난 6월 개발을 마친 20나노급 8기가 LPDDR3 제품을 하반기 중 양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SK건설은 설계와 구매, 시공까지 맡는 EPC 사업을 탈피한 TSP(토털솔루션프로바이더) 모델을 개발했다.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기본 설계와 유지 관리까지 총괄하는 개념이다. 싱가포르에서 시공 중인 주롱아로마틱 콤플렉스 프로젝트가 SK건설의 대표적인 TSP 사업이다. 주롱아로마틱 콤플렉스는 SK건설, SK종합화학, SK가스 등 SK 주요 계열사가 대주주로 참여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