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애플, 삼성전자 '찌르기'에도…외국인은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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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로 치닫는 삼성-애플 특허분쟁
스마트폰 특허 분쟁 중인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의 주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애플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며 아이폰 수입 금지를 권고한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게 두 회사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애플 주가엔 호재가 더해진 반면 130만원 선 언저리에서 주춤대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부담 요인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전평이다.
◆‘주도권 싸움’ 반영됐나
삼성전자는 5일 1만2000원(0.93%) 내린 12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부진에 코스피지수는 1916.22로 7.16포인트(0.37%) 하락 마감했다.
지난 6월 ITC의 수입 금지 조치로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 공방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주도권이 흔들리게 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작년 8월 애플에 6000억원가량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미국 법원 판결로 삼성전자 주가가 한 차례 급락한 후여서 특허 관련 이슈가 주가에 추가로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특허 대부분이 이미 판매 완료된 구모델과 관련된 것이어서 두 회사 모두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이 스마트폰 성장 둔화와 그에 따른 실적 전망에 쏠려 있어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소송 결과로 투자심리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주가 흐름은 조금 다르다. 올 들어 삼성전자 대비 약세를 보이던 애플의 주가는 3월 삼성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는 ITC의 예비판정이 나온 이후 상대적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6월에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최종 판결이 나왔으나 때마침 나온 JP모건의 부정적 보고서에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어서 오는 9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애플 특허 침해 여부 최종판결에서 삼성전자에 불리한 결정이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진격의 삼성 vs 주주 눈치 애플
삼성전자 주가가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애플은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서면서 오름폭을 늘려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애플은 자사주 매입에 160억달러(약 17조8000억원)를 쏟아부었다. 덕분에 주가는 6월 말 396.53달러에서 이달 2일 462.54달러로 크게 뛰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배당 대신 설비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정보기술(IT) 팀장은 “삼성전자의 성장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가운데 애플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서 외국인들의 관심이 애플에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두 회사 주가 방향이 엇갈리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내달 초 ‘갤럭시노트3’ 등 신제품 출시 전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주주 배려 정책은 주가 방어를 위한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며 “스마트폰시장은 가격과 성능 면에서 점차 세분화되고 있고, 이런 트렌드 변화에서는 삼성전자가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플 주가 460달러는 고평가된 수준인 반면 130만원 이하의 삼성전자 주가는 스마트폰 수익성 둔화를 감안해도 싼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지난달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애플 주가엔 호재가 더해진 반면 130만원 선 언저리에서 주춤대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부담 요인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전평이다.
◆‘주도권 싸움’ 반영됐나
삼성전자는 5일 1만2000원(0.93%) 내린 12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부진에 코스피지수는 1916.22로 7.16포인트(0.37%) 하락 마감했다.
지난 6월 ITC의 수입 금지 조치로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 공방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주도권이 흔들리게 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작년 8월 애플에 6000억원가량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미국 법원 판결로 삼성전자 주가가 한 차례 급락한 후여서 특허 관련 이슈가 주가에 추가로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특허 대부분이 이미 판매 완료된 구모델과 관련된 것이어서 두 회사 모두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이 스마트폰 성장 둔화와 그에 따른 실적 전망에 쏠려 있어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소송 결과로 투자심리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주가 흐름은 조금 다르다. 올 들어 삼성전자 대비 약세를 보이던 애플의 주가는 3월 삼성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는 ITC의 예비판정이 나온 이후 상대적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6월에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최종 판결이 나왔으나 때마침 나온 JP모건의 부정적 보고서에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어서 오는 9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애플 특허 침해 여부 최종판결에서 삼성전자에 불리한 결정이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진격의 삼성 vs 주주 눈치 애플
삼성전자 주가가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애플은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서면서 오름폭을 늘려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애플은 자사주 매입에 160억달러(약 17조8000억원)를 쏟아부었다. 덕분에 주가는 6월 말 396.53달러에서 이달 2일 462.54달러로 크게 뛰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배당 대신 설비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정보기술(IT) 팀장은 “삼성전자의 성장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가운데 애플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서 외국인들의 관심이 애플에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두 회사 주가 방향이 엇갈리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내달 초 ‘갤럭시노트3’ 등 신제품 출시 전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주주 배려 정책은 주가 방어를 위한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며 “스마트폰시장은 가격과 성능 면에서 점차 세분화되고 있고, 이런 트렌드 변화에서는 삼성전자가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플 주가 460달러는 고평가된 수준인 반면 130만원 이하의 삼성전자 주가는 스마트폰 수익성 둔화를 감안해도 싼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