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불황의 터널에서도 남다른 노력과 혁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우뚝 선 성공기업들의 숨은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발굴한 기업들의 생생한 성공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에게 도전과 위로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 <편집자 주>
[Biz 스토리⑩]모바일 광고 생태계를 바꾸다…보상광고 열풍의 주인공 '앱디스코' "재테크 아닌 앱테크 시대"
1인 기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해외지사를 포함한 직원이 150명까지 늘어났다. 해당 서비스는 런칭한 지 1년만에 10,00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월 매출은 19억~20억원에 달하고, 앱 다운로드수는 850만건을 넘어섰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수 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 단연 최고다. 모두 20대 청년이 일군 일이다.

정수환 앱디스코 대표이사(28·사진)는 '스타트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정 대표가 출시한 모바일 광고 '애드라떼'는 '돈 버는 앱'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재테크' 아닌 '앱테크'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광고를 시청한 사용자에게 돈을 주는 '리워드(보상) 광고' 시장을 처음 개척했다. 그래서 그에게는 '최초', '최고'란 수식어가 어울린다.

'애드라떼' 이후 국내에는 수 많은 리워드 광고 앱이 생겼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시장 개척에 여념이 없다. 지난 7월 베트남에서 출시된 애드라떼는 2주 만에 앱스토어에서 무료 부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리워드 광고' 1인자를 꿈꾸는 정 대표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만났다.

◆ 최연소 고대총학생회장, 사업에 나서다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디바이스는 철저히 개인화되고 있습니다. 기존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기존 모바일 광고는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배너 형식이 많았습니다. 또 대부분의 수익은 앱 개발사가 가져가죠. 이제는 광고를 보는 사람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정 대표는 발상의 전환으로 모바일 광고의 생태계를 바꾼 인물이다. 이러한 발상은 그가 깊은 내공을 다져왔기에 가능했다. 정 대표는 2008년 최연소, 최다득표로 고려대학교 최초 비운동권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당시 23세였다. 그는 일반 대학 총학생회장과 달리 남다른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최초 비운동권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무엇보다 복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당시 말도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은행 수수료 무료화를 추진했습니다. 대학으로 강연 온 금융지주 회장을 붙잡고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고, 결국 일을 성사시켰습니다. 고려대 학생들이 영화를 보거나 식사할 경우 할인해주는 '청춘카드'도 그 때 만들었습니다. 업체들 간 경쟁을 붙여 최대 혜택을 뽑아냈죠."

그는 그러나 고대 총학생회장을 지내면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했다. 대학생들을 위한 강연회를 개최하기 위해 유명 연사를 초빙하던 일이나, '모바일 투표 입법화'를 위해 청원운동을 벌이면서 돈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오기가 생겼습니다. 경제적인 능력을 갖춰야 뜻한 바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09년 4학년 1학기에 대학을 휴학하고, 서울 동대문 세무서를 찾아가 개인사업자 등록부터 냈습니다."

무작정 시작한 첫 사업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앱을 중심으로 했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기 직전 EBS나 고려대학교 앱 등을 개발했다. 그러다 이제범 카카오 공동대표를 만났다. 카카오 초창기에 마케팅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으면서 카카오수다, 카카오아지트 서비스와 관련된 일을 했다. 카카오톡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본 그에게 다시 사업에 대한 열망이 꿈틀댔다.

◆ 수 많은 시행착오, 최초 모바일 '리워드 광고'를 만들다
[Biz 스토리⑩]모바일 광고 생태계를 바꾸다…보상광고 열풍의 주인공 '앱디스코' "재테크 아닌 앱테크 시대"

"하면 된다는 생각을 그 때 한 것 같아요. 노력한 만큼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서비스가 나오는 것을 지켜봤거든요. 그래서 다시 외주개발 일을 하면서 돈을 모았고, 사업을 크게 하자는 생각에 주식회사를 설립했습니다. 2010년 봄에서 여름까지는 사업 아이템에 대한 고민만 했습니다."

두 번째로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은 '소셜커머스'였다. 하지만 이미 100여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었고, 약 3개월 사업기간 동안 남은 건 빚 1억원 뿐이었다. 직원 25명도 하나 둘 씩 떠나가고, 정 대표는 다시 혼자 남았다.

"텅빈 사무실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는데 막막하더라고요. 그러나 저는 '소셜커머스' 사업을 통해 현금흐름의 중요성부터 사업자와 고객을 응대하는 법, 마케팅, 영업, 계약, 회계 전반을 한꺼번에 경험했습니다. 비록 사업에는 실패했지만 전 세계 '소셜커머스' 업체 대표 중 가장 열심히 했다고는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다 갖춘 셈이었죠."

독은 오히려 약이 됐다. 정 대표는 절망하는 대신 사업을 빠르게 전환하는 방법을 고심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 결과 '광고'라는 단어가 생각났고, '리워드'란 단어도 떠올랐다.

"모바일 시장을 조사해보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제가 실패했던 커머스 시장이었고, 광고와 게임 시장도 전망이 밝아 보였어요. 특히 스마트폰에서는 앱을 활용할 수 있고, 푸쉬 등 응용할 수 있는 기능이 많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광고 시장을 공략하되 광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리워드'를 해보겠다 생각한거죠."

◆ '돈 버는 앱' 모바일 광고계를 평정

'10분만 투자하면 라떼 한잔'

2011년 8월 '애드라떼'는 정 대표의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해 런칭했다. 광고를 시청하고 퀴즈를 풀거나 해당 앱을 설치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또 적립된 포인트를 스토어에 입점한 커피, 영화 관람권, 상품권 등 다양한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을뿐 아니라 통신비 납부와 현금 환급까지 가능하게 했다. 광고시청 건당 적립금도 100원에서 5000원까지 파격적으로 제공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애드라떼를 첫 출시했을 때는 이용자가 없었기 때문에 광고 효율을 입증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광고주 확보에 우선 '올인'하겠다는 계획을 짰습니다. 처음 20곳이 목표였어요. 기아차, 르까프, 그루폰 등이 새로운 모바일 광고에 반응을 하기 시작했죠. 결국 목표치를 다 채웠고, 출시 직후 광고도 빠르게 소진됐습니다."

'애드라떼'는 출시 직후 앱스토어 무료 앱 소셜 분야에서 3주 이상 1위를 차지했다. 또 출시 두 달 만에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현재 850만명에 이르기까지 탄탄대로를 달려왔다. '애드라떼'를 선보인 지 1년 10개월만에 이용자들에게 돌려준 보상 금액은 150억원에 달한다.

"보상을 한다는 것은 광고주나 광고를 보는 사람에게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간 서비스를 운영한 결과, 광고주가 같은 금액을 집행했을 때 앱 다운로드 수나 회원가입 건수는 만족할 만한 수치가 나옵니다. 리워드 광고 분야가 진입장벽이 낮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광고효율' 측면에서 '애드라떼'가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애드라떼'가 잘 나가자 시장에서는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정 대표는 일일이 대응하는 대신 묵묵히 제 갈길을 걸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리워드 광고분야 1인자가 되기 위한 도전이었고, 성과는 벌써 나오고 있다.

"2011년 12월 일본에 진출하자마자 '애드라떼'가 일본 앱스토어 전체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때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이후 홍콩과 싱가포르, 호주,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위해 해외사업부를 신설했습니다. 올 2월에는 국내 모바일 광고 기업 중 최초로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애드라떼'가 앱스토어 2위에 오르는 등 의미있는 수치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 "남다른 추진력과 실행력이 힘"

'리워드 광고'에 대한 정 대표의 아이디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앱디스코는 올 2월 스마트폰 첫 화면을 보기만 해도 적립금을 제공하는 '라떼스크린'을 출시했다. 스마트폰을 켜면 바로 나타나는 광고를 본 후, 화면 하단의 중앙 버튼을 좌우로 움직여 잠금해제를 하면 적립금을 받게된다. 앱 설치 등 추가적인 미션을 달성할 경우 더 많은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라떼스크린'은 지난 5월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일본과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 글로벌 14개국에 런칭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게임 퍼블리싱을 통해 사업도 확장했다. 애드라떼를 활용해 컨설팅, 마케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에서다. 앱디스코는 자회사 에이디벤처스를 통해 모바일 쇼핑 플랫폼인 '라떼스타일'을 비롯 메디컬 리워드 앱 '메디라떼', 뷰티 전문 리워드 앱 '뷰티라떼'도 서비스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앱디스코는 애드라떼뿐 아니라, 라떼스크린, 자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쌓은 적립금을 모두 연동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보상을 얼마나 많이 해줄 수 있는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애드라떼'가 광고 플랫폼 이상의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이요? 그와 같은 모습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Biz 스토리⑩]모바일 광고 생태계를 바꾸다…보상광고 열풍의 주인공 '앱디스코' "재테크 아닌 앱테크 시대"
은 모바일 시장이 초창기라 다들 헤매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저는 빠른 추진력과 실행력이 있기 때문에 시장을 함께 키워나가면서, 변화에 맞게 대응하려고 합니다. 사업은 타이밍이기 때문입니다."

정 대표는 인터뷰 내내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다"고 했다. '애드라떼'는 그가 대학졸업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자퇴서를 내면서 올인한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지금은 사무실 바로 옆 건물로 집을 이사할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정 대표의 그간 성장 스토리를 본다면, 글로벌 1위의 꿈을 이룰 날도 그리 멀지않아 보인다.

글=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사진=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jinhk@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