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 채권 매수세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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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들어 순투자 -1조8000억원…7개월만에 마이너스
태국·말레이시아 현금회수
"장기적으론 순유입 지속"
태국·말레이시아 현금회수
"장기적으론 순유입 지속"
외국인의 한국 채권 매수세가 이달 들어 주춤하는 모습이다. 특히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외국인 자금 이탈로 고전하는 국가들의 현금 회수가 두드러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신흥시장 자금 이탈 현상의 불똥이 한국으로도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외국인, 7개월 만에 투자 줄여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지난 23일까지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투자(순매수-만기상환) 금액은 마이너스 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기존 보유 채권 중 3조5000억원의 만기가 돌아와 이를 현금으로 상환받았지만 신규로 국내 채권을 1조7000억원어치만 순매수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 채권 순투자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7개월 만이다.
동남아시아 중앙은행 투자자금의 유출이 두드러졌다. 국내 채권을 약 6조원어치 보유한 태국은 이달 들어 3000억원, 말레이시아는 2000억원어치를 각각 순상환해 갔다. 태국은 2개월 연속, 말레이시아는 4개월 연속 원화 채권시장에서 현금을 뺐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이다.
지난달 가장 많은 6860억원의 국내 채권을 순투자한 미국마저 이달 들어선 8300억원어치 채권을 순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계 역시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순투자를 지속하다가 이달 들어선 1000억원어치를 순상환 중이다.
○“급속한 자금유출 우려는 일러”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이 일부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자 ‘외국인의 채권시장 엑소더스(대탈출)’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원화 채권 투자액 중 33%를 차지하는 태국 등 아시아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의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더라도 아시아 신흥국발 금융 위기의 전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달 들어 순투자 추세가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만기 상환받은 현금의 재투자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선 투자자금의 순유입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외 대다수 전문가도 일부 신흥국과 달리 한국 채권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경상수지가 1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지난 6월 이후 4% 정도 오르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같은 기간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통화가치는 각각 7.8%, 8.2%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비중이 비교적 높지 않은 점도 국내 채권시장의 안정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JP모건체이스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국채시장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채시장의 50%, 인도네시아의 33%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이태호/강영연/하헌형 기자 thlee@hankyung.com
○외국인, 7개월 만에 투자 줄여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지난 23일까지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투자(순매수-만기상환) 금액은 마이너스 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기존 보유 채권 중 3조5000억원의 만기가 돌아와 이를 현금으로 상환받았지만 신규로 국내 채권을 1조7000억원어치만 순매수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 채권 순투자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7개월 만이다.
동남아시아 중앙은행 투자자금의 유출이 두드러졌다. 국내 채권을 약 6조원어치 보유한 태국은 이달 들어 3000억원, 말레이시아는 2000억원어치를 각각 순상환해 갔다. 태국은 2개월 연속, 말레이시아는 4개월 연속 원화 채권시장에서 현금을 뺐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이다.
지난달 가장 많은 6860억원의 국내 채권을 순투자한 미국마저 이달 들어선 8300억원어치 채권을 순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계 역시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순투자를 지속하다가 이달 들어선 1000억원어치를 순상환 중이다.
○“급속한 자금유출 우려는 일러”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이 일부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자 ‘외국인의 채권시장 엑소더스(대탈출)’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원화 채권 투자액 중 33%를 차지하는 태국 등 아시아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의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더라도 아시아 신흥국발 금융 위기의 전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달 들어 순투자 추세가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만기 상환받은 현금의 재투자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선 투자자금의 순유입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외 대다수 전문가도 일부 신흥국과 달리 한국 채권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경상수지가 1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지난 6월 이후 4% 정도 오르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같은 기간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통화가치는 각각 7.8%, 8.2%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비중이 비교적 높지 않은 점도 국내 채권시장의 안정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JP모건체이스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국채시장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채시장의 50%, 인도네시아의 33%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이태호/강영연/하헌형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