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경기불황으로 5대 그룹을 뺀 나머지 기업들은 매출‧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대기업의 경제력 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기관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2년 연속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93개사(비상장 60개사 포함)의 연결 기준 상반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926조88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54조1698억 원으로 8.6%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5대 그룹 계열사의 실적 호전으로 인한 '착시효과'다. 5대 그룹 계열사는 매출(6.4%)과 영업이익(22.1%)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5대 그룹을 뺀 나머지 기업들의 실적은 매출(-1.6%)과 영업이익(-15.2%) 모두 후퇴했다.

특히 삼성 계열 15개사의 총 영업이익은 20조1966억 원으로 37.6% 급증했다. 삼성전자(50.7%)와 삼성전기(33.4%), 삼성토탈(135.3%) 등의 실적이 크게 올라갔다.

SK그룹 계열 14개사도 영업이익이 66% 증가했다. LG그룹 11개사 역시 부진했던 전년 동기 실적 대비 19.7%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롯데그룹은 4.7%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14개사)은 엔화 약세와 내수시장 침체, 노조파업 등으로 영업이익이 9.1% 줄었다. 현대차(-7.7%) 기아차(-21%) 현대모비스(-4.7%) 현대제철(-31.1%) 등 주력 계열사들이 마이너스 성장했다.

5대 그룹 이하는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조선과 철강업 부진으로 포스코현대중공업, 두산의 영업이익은 각각 10%, 56.1% 37.4% 감소했다. 한화(5개사) 역시 영업이익이 21.2% 줄었다.

전반적으로 해운 등이 포함된 운송업종의 적자가 17배 늘어난 것을 비롯해 조선기계설비(-72.1%) 에너지(-36.7%) 상사(-23.3%) 건설(-21.3%) 철강(-21.1%) 식음료(-15%) 등이 두자릿 수 하락세를 보였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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