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간신히 2000선을 사수했다. 9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인 이날 1조 원이 넘는 프로그램 자금이 유입돼 '네마녀의 선물'을 선사했지만 펀드 환매에 따른 매물 부담으로 보합에 그쳤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21포인트(0.01%) 오른 2004.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는 시리아 사태 호전과 애플의 신제품에 대한 실망감이 맞섰다.

코스피 역시 9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동시 만기일을 맞아 경계감이 나타나면서 보합권 등락을 거듭했다.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이인 베이시스가 양호하게 유지되는 등 우호적인 상황에 '만기일 폭탄'은 없었지만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인 2000선을 넘어서면서 차익실현에 따른 펀드 환매 매물이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2742억원이 순유출돼 10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들어 외국인이 프로그램을 통해 강하게 매수해왔는데 만기일 이후에도 매수 강도가 유지될지 우려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2.50%로 동결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을 통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9월14일 이후 1년만에 최대 규모다. 차익거래가 3180억원, 비차익거래가 7808억원 순매수로 전체 프로그램은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수 주체는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도 6428억원 순매수로 15일째 '사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투신권에서 4034억원 어치를 파는 등 전체 기관에서 2554억원 순매도로 찬물을 끼얹었다. 개인도 3577억원 매도우위였다.

업종별로는 통신업(2.73%), 의약품(2.14%), 섬유의복(1.97%) 등이 올랐고, 철강금속(-1.84%), 기계(-1.46%), 운수장비(-0.99%)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는 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삼성생명은 올랐고,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신한지주, LG화학은 떨어졌다.

포스코는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처분 소식에 2.50%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거래량은 3억5100만주, 거래대금은 5조6700억원을 기록해 모처럼 시장은 활기를 띠었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등락 끝에 0.24포인트(0.05%) 오른 529.58로 강보합 마감했다.

개인이 358억원 어치를 샀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61억원, 81억원 매도우위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0원(0.14%) 떨어진 1085.00원으로 마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