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계투명성 91위로 추락…곤혹스런 금융당국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한국의 회계투명성이 세계 91위로 다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당국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이 도입 2년을 넘으며 한국 회계기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개선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것과 달리 순위는 떨어졌기 때문이다.

12일 WEF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회계투명성은 작년 75위에서 올해는 91위로 16계단 낮아졌다. 2010년 95위, 2011년 96위에서 작년 75위로 상승했으나 올해 다시 하락했다.

금융당국에선 IFRS재단 이사들조차 한국의 IFRS 도입 경험과 성공적인 정착을 높이 평가했는데 WEF 관련 순위는 되레 떨어져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최진영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은 “회계투명성 법제 강화에도 불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국의 회계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 셈”이라고 했다.

국회에는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감사인인 회계법인이 기업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해주는 행위, 등기임원이 아니지만 사실상 업무집행지시자(명예회장 등)의 분식회계 지시 책임을 묻는 조항 등이 신설됐다.

그러나 기업인들이 금융당국이나 금융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규제 강화로만 문제에 접근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회계장부기재 전문인력을 양성, 공급해 감사인의 재무제표 대신 작성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