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성장 경로 걷고 있다"는 김중수…전문가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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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소비·수출 개선" vs "하반기 낙관 못해"
"소비·수출 개선" vs "하반기 낙관 못해"
“한국 경제는 예상 경로, 다시 말해 미약한 성장 경로를 걸어가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이같이 드러냈다.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현재 기준금리(연 2.5%)를 유지키로 하면서 4개월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최근 2개월 연속 소비와 수출이 증가한 데다 대외 여건도 나쁘지 않다는 게 동결 결정의 배경이다.
한은은 올해 2.8%, 내년 4.0%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김 총재는 “2분기에 (성장률이) 1.1%라는 것은 비교적 강한 성장세”라며 “이달 나온 잠정치는 (지난 7월) 속보치보다 내용이 좀 더 건실한 쪽이었다”고 평가했다. 성장 기여도 측면에서 속보치보다 재고 증감 기여는 낮아진 반면 수출과 민간소비가 높아진 것을 지목한 표현이다.
최근 지표도 좋아지는 모습이다. 7월 소매판매는 승용차를 중심으로 내구재 소비가 살아난 덕분에 전달보다 1.1% 증가하며 2개월 연속 늘어났다. 수출도 자동차와 선박 수출 호조로 7월 2.6%(전년 동월 대비)에 이어 8월 7.7% 증가했다. 김 총재도 “수출과 소비가 개선되는 등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 전망이 힘들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도 “어떤 근거를 갖고 그런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수출지표를 감안할 때 과거에 비해 여건이 결코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요 수출 시장인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위기 이전 수준에 못 미치지만 프랑스 일본 등은 이미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독일 미국은 위기 전보다 더 나은 상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총재는 세수 부족으로 인한 재정지출 감소 우려에도 “재정지출 감소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급속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 대비 3분기 성장률은 2분기보다 조금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2분기가 (예상보다) 조금 높게 나와서 3분기가 2분기보다 수치 자체로는 조금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7월 전망 때 2분기 1.0%에 이어 3분기 1.1%, 4분기 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영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미국으로 자금이 회수될 경우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주요국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와 양적완화에 대한 시장 반응을 고려해 미 중앙은행(Fed)이 (규모를) 정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비교적 펀더멘털이 건전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는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간 연구소 전문가들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2분기 1.1% 성장 중 정부 기여도가 0.4%포인트를 차지했다”며 “정부 지출 여력이 줄어들 경우 4분기 성장률 전망이 그대로 구현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수치 개선은 ‘기저효과’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지난해 하반기 나빴던 기저효과 때문에 숫자는 잘 나오는데, 정작 국민들은 회복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짝 반등했다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정환/김유미 기자 ceoseo@hankyung.com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이같이 드러냈다.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현재 기준금리(연 2.5%)를 유지키로 하면서 4개월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최근 2개월 연속 소비와 수출이 증가한 데다 대외 여건도 나쁘지 않다는 게 동결 결정의 배경이다.
한은은 올해 2.8%, 내년 4.0%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김 총재는 “2분기에 (성장률이) 1.1%라는 것은 비교적 강한 성장세”라며 “이달 나온 잠정치는 (지난 7월) 속보치보다 내용이 좀 더 건실한 쪽이었다”고 평가했다. 성장 기여도 측면에서 속보치보다 재고 증감 기여는 낮아진 반면 수출과 민간소비가 높아진 것을 지목한 표현이다.
최근 지표도 좋아지는 모습이다. 7월 소매판매는 승용차를 중심으로 내구재 소비가 살아난 덕분에 전달보다 1.1% 증가하며 2개월 연속 늘어났다. 수출도 자동차와 선박 수출 호조로 7월 2.6%(전년 동월 대비)에 이어 8월 7.7% 증가했다. 김 총재도 “수출과 소비가 개선되는 등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 전망이 힘들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도 “어떤 근거를 갖고 그런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수출지표를 감안할 때 과거에 비해 여건이 결코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요 수출 시장인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위기 이전 수준에 못 미치지만 프랑스 일본 등은 이미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독일 미국은 위기 전보다 더 나은 상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총재는 세수 부족으로 인한 재정지출 감소 우려에도 “재정지출 감소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급속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 대비 3분기 성장률은 2분기보다 조금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2분기가 (예상보다) 조금 높게 나와서 3분기가 2분기보다 수치 자체로는 조금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7월 전망 때 2분기 1.0%에 이어 3분기 1.1%, 4분기 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영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미국으로 자금이 회수될 경우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주요국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와 양적완화에 대한 시장 반응을 고려해 미 중앙은행(Fed)이 (규모를) 정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비교적 펀더멘털이 건전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는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간 연구소 전문가들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2분기 1.1% 성장 중 정부 기여도가 0.4%포인트를 차지했다”며 “정부 지출 여력이 줄어들 경우 4분기 성장률 전망이 그대로 구현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수치 개선은 ‘기저효과’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지난해 하반기 나빴던 기저효과 때문에 숫자는 잘 나오는데, 정작 국민들은 회복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짝 반등했다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정환/김유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