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쌓아놓는 기업들…자금사정 8년 만에 가장 좋다는데…"규제로 투자처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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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분기 자금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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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사정 좋아졌지만
평소 기업은 운용자금보다 조달자금이 더 많은 자금 부족 상태다. 그런데 공기업을 빼고 민간 기업만 보면 2분기 3조8000억원이 오히려 남는(잉여)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성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이 같은 잉여 상황은 카드사태 직후인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며 “그만큼 우리 기업이 건실해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 자금이 남는 이례적 상황은 다른 데 원인이 있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대기업을 빼면 마이너스 실적을 낸 곳이 많다”며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일반 기업(금융사 제외)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새로 조달한 금액(순발행금액)은 2조원에 그쳤다. STX그룹의 구조조정과 쌍용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등의 여파로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관리가 강해진 탓이다.
◆투자 활성화 약발은 아직
정부가 올 들어 두 차례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조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해외 대신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데 투자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이쯤에서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완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유미/서정환 기자 warmfront@hankyung.com